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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김예찬의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모든 것’

여성, 장애인, 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부터 직접민주주의까지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4-25 17:23:24

▲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모든 것, 백상진·김예찬, 1만3000원, 루아크

지난 1987년 6월,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불법적으로 정권을 탈취한 신군부의 폭압에 맞서 싸워 6·29선언이라는 승리를 쟁취해냈다. 그 결과 지난 1987년 10월 우리는 대통령 직선제 등의 내용이 담긴 민주주의 국가에 걸 맞는 헌법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3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2017년 겨울 우리 국민은 30년 전과 똑같은 승리를 다시 한번 일궈냈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갈구하며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을 헌법이 정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서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것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누적된 사회적 모순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에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30년 넘게 제 기능을 다해오던 헌법을 다시 한 번 손 봐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했다. 이제 헌법과 선거제도에 관한 새로운 룰을 만들 시점이 된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헌법을 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움직임은 지난달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서 최고조에 다다랐다. 헌법과 선거제도는 민주주의 국가의 핵심 원리가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30여 년 만의 개헌이 일부 ‘정치 엘리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방향과 쟁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안내서다.

헌법 전문에 새로운 문구를 추가하는 것을 두고 여야가 힘겨루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중임제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야당이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는 도대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현행 제도와 어떻게 다른지 등의 쟁점들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 헌법 개정의 역사에서 주변부로 밀려나곤 했던 여성, 장애인, 청소년 같은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기본권 조항들, 노동자의 권리와 의무를 다룬 노동권에 관한 조항들, 지방분권이나 직접민주주의와 관련한 조항들 등 여러 현안을 이 책에서 비중 있게 언급한다.

아울러 저자는 선거제도 개혁 없는 개헌은 그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논의를 비롯해 국회의원 정수 확대 문제, 결선투표제 도입 문제, 선거권 연령 하향 문제 같은 선거제도를 둘러싼 첨예한 사안들도 중점적으로 언급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지난 헌법 개정의 역사를 돌아보면 권력구조 개혁이라는 쟁점에만 논의가 함몰돼 정작 다른 중요한 이슈는 성급하게 타협됐다”며 “현행 헌법의 경우에도 역시 이전 헌법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모습으로 개정되긴 했지만 이른바 ‘8인 정치회담’에서 비공개로 타협이 이뤄졌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이어 “이번에 진행되는 개헌 논의에서는 ‘권력구조 개혁’이라는 이슈에 묻혀 사회 변화에 따라 개정되어야 할 사안들이 또다시 성급하게 타협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헌법의 다양한 조항들을 찬찬히 따져보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 뒤 국민적 합의를 통해 헌법 개정안을 확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