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등 6건 문화재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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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윤동주·이육사 시인 육필 원고 등도 문화재로 보호 받아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09 05:54:24

엄혹했던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순국선열들의 흔적이 문화재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를 포함한 총 6건을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이 확실히 결정된 문화재는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 ‘조일관계사료집’, ‘윤동주 친필원고’, ‘이육사 친필원고’, ‘장효근 일기’ 등 5건과 근대 건축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 1건 등 총 6건이다.

등록문화재 제710호인 ‘대한민국임시의정원 문서’는 3·1운동 직후인 지난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대한민국임시의정원이 지난 1945년 8월 17일까지 개최한 정기회와 임시회 회의록 등이 포함된 자료다.

임시의정원 의장을 네 차례 역임한 홍진이 해방 후 1945년 12월 환국할 때 국내로 가지고 들어왔다. 홍진이 별세한 이후 유족들이 보관하다 지난 1967년 국회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서는 임시의정원이 생산한 기록물 중 현존하는 귀중한 원본 자료다. 임시의정원뿐만 아니라 임시정부의 활동내역과 변천 과정 등을 알 수 있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711호인 ‘조일관계사료집’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편찬한 최초이자 유일한 역사서다. 조선총독부 등에서 발간하는 일제의 선전물이 식민통치의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국제연맹에 우리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일관계사를 삼국 시대부터 연대별로 다루어 일본의 침략성을 실증했다. 또 경술국치 이후 식민탄압의 잔혹성과 3·1운동의 원인과 전개과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총 4책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100질이 만들어졌으나 현재 국내에서 완질로 전하는 것은 독립기념관 소장본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712호로 등록죈 ‘윤동주 친필원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 윤동주의 유일한 친필원고다. 개작 등을 포함해 시 144편과 산문 4편이 쓰여 있는 ‘윤동주 친필원고’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와 같이 개별 원고를 하나로 묶은 시집 3책과 산문집 1책, 낱장 원고 등으로 돼있다.

광복직후 북간도에서 서울로 와 형의 자취와 행적을 찾아다니던 동생 윤일주에게 고인의 유고와 유품을 가지고 있던 친지들이 전해줬다. 시인의 여동생 윤혜원이 고향을 떠나며 가지고 온 것이 더해졌다. 이렇게 모인 유품들을 60년 가량 윤일주의 가족이 보관하고 있다가 지난 2013년 2월 연세대학교에 기증했다.

등록문화재 제713호인 ‘이육사 친필원고’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가 남긴 시 ‘편복’의 친필원고다. 동굴에 매달려 살아가는 박쥐에 빗대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현실을 형상화했다.

당시 ‘편복’은 일제의 사전 검열에 걸려 발표되지 못했으나, 해방 후인 1956년 ‘육사시집’에 처음 수록되어 일반에 알려지게 됐다. 이육사의 시 중에서 가장 중량 있고 훌륭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편복’의 친필원고는 유족들이 소장해오다 경북 안동에 있는 이육사문학관에 기증했다.

등록문화재 제714호인 ‘장효근 일기’는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장효근이 1916년부터 1945년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 거의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기록한 한문체의 일기이다. 장효근은 ‘제국신문’, ‘만세보’ 등의 창간과 발행을 통해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했다.

3·1운동이 추진되던 1919년 2월 27일 천도교에서 운영하던 인쇄소 보성사(普成社)에서 독립선언서 2만여 매를 인쇄해 배포한 혐의로 5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유족들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한 그의 일기에는 일제강점기 사회상과 국내외 정세, 독립운동에 대한 사실들이 기록돼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등록문화재 제715호 ‘부산 우암동 소막마을 주택’은 해방 이후 귀환 동포와 한국전쟁 중 부산으로 밀려드는 피란민들의 거주 공간 확보를 위해 ‘소(牛) 막사’를 주거시설로 변용한 것으로 당시 피난민의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산업화 시기 인근 지역에 조성된 공장, 항만 등으로 유입된 노동자들의 생활공간으로서 오늘날까지도 그 기능을 유지해 오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된 6건의 등록문화재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소유자 및 관리자)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경엽 기자 yeab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