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어린이보험은 일반적으로 순수보장형 또는 만기환급형의 형태로 상품 판매가 이뤄져 왔다. 약 2년 전 일반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납입기간 내 무해지환급금 조건을 내건 상품이 출시됐지만 어린이 보험에 만큼은 적용하지 않았다. 보험사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상품에 대한 경쟁력은 있을지 몰라도 회사 자체로 보면 큰 이윤을 남길지 의문이기 때문에 섣불리 상품 개발을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어린이 보험 가입증가에 따른 손해율 상승과 금융시장에 불어 닥친 저금리기조로 인한 보험료 인상까지 더해져 최근 몇 년 사이 어린이 보험에 대한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이 돼서일까. 드디어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어린이 상품이 출시됐다. 일단 가격은 합격이다. 하지만 이 상품이 납입을 하는 도중 해지가 이뤄지면 단 1원도 내 손에 들어오는 게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분명 상품은 좋다. 하지만 그 만큼 기회비용도 생기는 법이다. 유지를 한다는 조건이라면 소비자에게는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3월 달부터 질병후유장해를 비롯 각종 진단금의 보장금액 축소를 이유로 절판 마케팅에 열을 올리던 보험회사와 보험설계사들은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사실 최근 몇 개월 동안 질병후유장해의 약관 개정, 보장 금액 축소가 큰 이슈 중 하나였는데 필자가 이 부분에 대해 경거망동 하지 말 것을 거론한 적이 있다. 출연중인 방송에서도 거듭 강조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현재 새로이 출시된 어린이 보험 상품 중 질병후유장해에 대해 그 동안의 최고 가입 한도 금액인 5000만원을 상회하는 7000만원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연령대 한도를 20세로 두긴 했지만 이 나이가 지나도 적게는 3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가입할 수 있다. 오히려 줄어든다던 보장 금액이 실제로는 늘어나거나 그대로인 셈이다. 그래서 한 번 더 짚어준다면 좋은 특약임에는 믿어 의심치 않지만 가입유무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사실 이 특약이 저렴한 특약이 아니다 보니 보통 80세 만기로 가입을 많이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적어도 우리 아이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100세 시대가 아닌 110세 시대까지 논해야 하는 상황에서 80세 만기 보장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최소 90세 만기는 되어야 그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상품 경쟁으로 인한 보장금액의 상승은 소비자에게는 충분히 반길만한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조금은 우려가 될 정도로 상향이 돼도 너무 비현실적으로 상향이 된 건 아닌가 하는 상품이 하나 나왔다. 바로 뇌혈관과 허혈성심장질환에 대한 진단금이 7000만원까지 가입이 되는 어린이 보험상품이다. 가입금액이 높아진 건 분명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반기고 싶지 않은 소식이다. 일단 비싼 보험료다. 여자아이면 몰라도 남자아이들은 뇌혈관진단비가 상당히 비싸다. 가입금액이 높다 할 지라도 비싼 보험료가 따라오는 만큼 가입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급에 관한 의문점이 또 하나의 이유다. 얼마 전 한 손해보험회사 상품개발팀의 부서장님과 대화를 할 기회가 있어 뇌혈관과 허혈성심장질환 진단비에 관한 상품개발, 가입금액 증대에 대한 내용을 여쭤본 적이 있었다. 답변은 과거부터 논의해오고는 있지만 심사숙고만 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80~90세 정도의 나이가 되면 뇌 속 혈관들이 노화로 인하여 후유증의 발병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이유였다. 뇌혈관질환진단비의 경우 뇌출혈 또는 경색증이외의 원인으로 인한 중풍은 물론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후유증까지 보장을 해주고 있어 지금은 몰라도 100세 만기의 특약을 가입한 상황에선 실제 먼 미래에는 상당한 보험금 지출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게 보험회사의 입장이라 했다. 아무리 화폐가치가 떨어진다고 해도 지급 규모가 크면 충분히 우려해야만 하는 특약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이 두 진단금에 대해서 현재 괜찮은 조건으로 부수적인 보험료 지출없이 각기 다른 보험회사로 나눠 가입할 수도 있는데 굳이 한 회사로 몰아서 가입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 한 회사에 그것도 일반적이지 않은 조건의 특약을 높은 보장금액으로 가입 하는 부분은 괜한 우려일지는 모르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급 지급여력도 상품 선택에 있어 중요한 사항인 만큼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