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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국립공원 반야봉 일대에 서식하던 구상나무 94그루가 집단고사 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진은 집단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의 원인파악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6개월간 나이테 분석으로 과거 생육정보를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고사한 구상나무 94그루 중 2000년 이후에 고사한 84그루의 평균 수명은 69년이며, 최장 118년까지 산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70~80년생이 48.4%(41그루)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연구진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2월) 기온상승과 봄철(3월) 강우량 부족이 가뭄으로 이어져 구상나무 생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월 기온상승이 구상나무 생육부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월 기온 상승이 겨울철 전반에 걸쳐 적설량 감소 원인이 됐고, 봄철에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공급되는 수분량이 부족해 구상나무 생육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일대의 3월 강우량 부족도 구상나무 고사와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37.5mm인 강우량이 지난해 22.5mm로 연 평균 약 23mm씩 감소해, 강우량 감소 영향으로 토양에 함유된 수분 역시 6년 사이 25.3%에서 8.8%로 약 16.5%p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강우량 부족은 토양건조로 이어져 이달 초부터 생육을 시작하는 구상나무 생육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구진은 지리산 반야봉 일대에는 1만5000여 그루의 구상나무가 있으며, 이 중 45%인 6700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공주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이번 구상나무 고사 연구는 국립공원 아고산 생태계 상록침엽수군락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첫발을 내딛은 것”이라며 “앞으로 종 수준의 연구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조사·연구를 통해 보호 대책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이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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