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베팅 늘리는 애플·MS 대주주 ‘블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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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SK하이닉스 지분매입하며 업계 ‘관심’…앨리엇과 달리 경영간섭 하지 않는 성향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15 17:37:15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국내 기업 투자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4일 전자 공시를 통해 블랙록이 장내에서 주식을 매수해 지분 5.08%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은 지난 3일 블랙록파이낸셜매니지먼트 등 특별관계자 14인과 함께 SK하이닉스 지분 4.99%(3635만9794주)를 확보했고, 9일에는 65만1896주(0.09%)를 추가로 매입해 공시 기준 지분율 5%를 넘겼다. 이번 지분 취득으로 블랙록은 SK하이닉스의 3대주주가 됐다.

블랙록은 자산 규모가 6조 달러(한화 약 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다. 전 세계 30여 개 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 미국 애플의 2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맥도날드의 1대 주주기도 하다.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제2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고 있다.

블랙록은 앞서 지난 10일에도 LG전자 지분 5.04%(814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블랙록은 LG전자 지분 취득 이유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기재했다.

블랙록은 SK하이닉스와 LG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기업 주식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8.31%), 녹십자셀(7.7%), 두산밥캣(10.62%), 삼성엔지니어링(5.41%)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장기 투자자로 지분 1.5% 안팎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4년 4억달러(약 4200억원)규모의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한데 이어 올 초에도 자본잠식 상황인 쿠팡에 피델리티 등 해외 투자기업들과 함께 2억3000만달러(약 24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최근 연이은 투자 소식에 블랙록이 국내 기업들 투자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LG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5%가 넘는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경영권 간섭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행 증권법에 따르면 5% 이상 지분을 매입한 주주의 경우 지분 변동 시 공시를 하는 등, 더 강력한 공시 의무를 부여한다.

하지만 아직까진 블랙록의 투자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가 크다. 블랙록은 앨리엇과 달리 지분 매입 후에도 기업의 재배구조 등 경영에 간섭하는 성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앨리엇은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의 지분확보 후 노골적인 경영간섭을 하고 있다.

반면 블랙록은 이번 지분 공시에 첨부한 확인서를 통해 “블랙록과 특수관계인은 SK하이닉스 경영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을 확인한다”고 밝혀 논란의 가능성을 잠재웠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