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릉 
전주 
제도를 ...'))
최근 정부운송의뢰(이하·GTR) 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물컵갑질·탈세논란 등으로 전 국민의 비판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과 안전문제로 비판을 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등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제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GTR제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저비용항공사로의 확대, 가격 재조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GTR제도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과 이를 둘러싼 전문가, 관계기관 등의 반응 등을 현장취재했다. 
|
최근 정부운송의뢰(이하·GTR)제도를 대대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당 제도의 수혜자가 최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등에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항공사에 혈세를 퍼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GTR’ 제도는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외화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공무원들이 해외출장을 갈 때 국적기를 이용하도록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지난 1980년 대한항공과 처음 계약을 맺은 이후 1990년 아시아나항공과 추가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 다양한 저가항공사가 등장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수혜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갑질·탈세·안전불감증…GTR제도 폐지·개선 여론 봇물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GTR 제도 덕분에 상당한 수혜를 누렸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항공의 GTR을 이용한 공무원 수는 21만2574명이다. 이용금액으로 따지면 주요 10대노선 기준으로 179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 공무원은 3만6056명으로 이용금액은 425억원에 달했다.
GTR은 항공편 출발 5일 전에만 요청하면 예약이 보장되고 출발직전까지 취소나 변경 수수료가 없는 대신 운임료가 일반항공권에 비해 다소 비싸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이용호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비수기 이코노미석 기준 인천~미국 뉴욕 왕복 항공권이 일반권은 111만1200원이지만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가격은 2.7배나 비싼 302만600원에 달했다. 인천~미국 샌프란시스코 왕복권도 GTR을 이용한 공무원은 232만7250원으로 87만1200원인 일반권보다 2배 이상 비쌌다.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운임료는 모두 혈세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는 각종 사건·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에만 수혜가 집중되는 GTR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 중이던 양연희(56·여) 씨는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데 국민의 세금을 쓰는 공무원들이 3배정도 비싼 항공권을 이용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을 이제는 끊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양 씨의 자녀 정혜람(여·29) 씨는 “국가가 특정 업체와 계약을 할 때는 도덕성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밥 먹듯이 터져나오는 갑질 논란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기업을 정부가 앞장서 돈을 벌어다 줬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지적했다.
항공기안전 문제가 거듭 되풀이되는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민들의 비판을 피해가진 못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는 터키항공 활주로에서 다른 항공기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항공편이 취소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과 2014년에도 각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일본 히로시마 등에서 조종사의 실수로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항공기 운항 중 정비 불량 등 기체 결함으로 회항한 사례는 총 93건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41건으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적 항공사 운항 중 추락 직전까지 이르렀던 사건도 아시아나항공은 5건이나 됐다. 조종사가 하강고도를 잘못 세팅해 장애물과 부딪힐 위기에 처했었고 관제탑에서 지시받은 활주로를 오기해 긴급 복행하는 일도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던 김민희(27·여·가명) “항공기 이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인데 이를 소홀히 한 회사를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며 “제대로 된 개선책이 검토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정 팍팍한 국민들은 일부러 저가항공 타는데…혈세 쓰는 공무원은 왜 안타나”
최근 국내에도 LCC 등 저비용항공사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를 고집하고 있다는 점도 GTR제도 폐지 및 개선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규정에 대형항공사만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음에도 굳이 가격이 비싼 대형항공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국민들 사이에서는 어려운 주머니 사정으로 일부러 LCC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은 상황에서 혈세를 쓰는 공무원들은 비싼 대형항공사만 이용하는 것은 이치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나라의 주인은 일부러 저렴한 비행기를 찾아 고군분투하는데 나라의 일꾼인 공무원은 비싼 대형항공사 비행기를 웃돈을 주면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인사혁신처는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동남아 노선은 운항하지만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남아·일본·중국 등 단거리 노선 출장에 대해서도 LCC와의 계약을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규정 상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만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지만 그동안 GTR 제도를 LCC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며 “국토부·기획재정부와 LCC 추가 및 GTR 폐지 등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노종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항공사에게 독점을 허용하면 매너리즘에 빠져 경영이 나태해지거나 서비스 질이 떨어져 최근 논란이 되는 ‘갑질’ 문화를 양산할 수 있다”며 “충분한 검토를 통해 LCC 이용 등 GTR 제도의 항공사 선택 폭이 다양화 돼야 하고 가격이나 예약 규정 등은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승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1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