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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K-뷰티로 승승장구하던 국내 화장품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 선전한 화장품 브랜드도 있었다. 잇츠한불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네이처’가 대표적이었다. 중국의 최대 온라인 쇼핑몰 ‘티몰’을 통해 직수출하는 방법으로 판매된 이네이처의 대표 품목인 ‘시트마스크’는 단기간 내 판매율이 급증했다. 중국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잇츠한불은 올해 초 이네이처 독립법인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선봉에는 현 잇츠한불의 오너인 임병철 회장의 장남 임진성 잇츠한불 이사대우가 자리하고 있다. 임 이사대우는 단숨에 잇츠한불의 유력 후계자로 급부상했다. 이로 인해 기존 2대주주 지위를 지켜오던 선대 오너의 장남 임진범 씨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잇츠한불의 후계구도를 둘러싼 업계의 반응 및 잇츠한불의 사업 현황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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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화장품기업 잇츠한불(구·한불화장품)의 후계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고인이 된 선대 경영이자 창업주의 차남 고(故) 임현철 한불화장품 부회장의 자녀들은 경영에서 점차 멀어지는 데 반해 현재 경영을 이끄는 창업주의 삼남 임병철 잇츠한불 회장의 자녀들의 조직 내 입지는 점차 커지고 있다. 창업주 3세대에 이르러 적통 승계 대신 사촌 승계 가능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잇츠한불은 기존 한불화장품이 자회사 잇츠스킨을 흡수·합병하면서 새롭게 출범한 기업이다. 앞서 한불화장품은 창업자인 고(故)임광정 회장의 차남 고 임현철 한불화장품 부회장과 임병철 잇츠한불 회장이 이끌어 왔다. 과거 한불화장품 사장을 역임하던 임 회장은 형인 고 임 부회장이 타계한 후 한불화장품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술렁이는 후계구도…2대주주 적통 임진범 vs 파격승진 회장아들 임진성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불화장품과 잇츠스킨의 합병으로 기존 지배구조에도 일대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오너 3세들의 지배력 또한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 유독 한 인물의 지배력이 급등했다. 주인공은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난 고 임현철 부회장의 장남 임진범 씨였다.
앞서 임 씨는 고 임 부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아 합병 전 한불화장품 지분 29.08%(33만2954주), 잇츠스킨 지분 4.27%(74만6668주) 등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두 기업의 대주주에 올라 있던 임 씨는 합병으로 신규 법인인 잇츠한불의 2대 주주로 단숨에 올라섰다.
합병 이후 임 씨 소유 잇츠한불 지분율은 15.17%에 달했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잇츠한불의 최대주주는 고 임 부회장의 동생이자 현재 잇츠한불 오너인 임병철 회장(55.61%)이다. 잇츠한불은 임 씨 외에 다른 오너 3세들의 지배력은 미비한 상황이다. 임 회장의 자녀들의 잇츠한불 지분율은 각각 0.3%씩으로 세 명 모두 합쳐도 1%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잇츠한불 후계구도에 이상기류가 감지돼 관련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배력과 별개로 임 회장 자녀의 조직 내 입지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대주주이자 선대 오너의 적통이나 다름없는 임진범 씨는 아직까지 경영 일선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데 반해 형으로부터 왕좌를 이어 받은 임 회장의 장남 임진성 지난해 5월 한불화장품 부장으로 입사한 후 현재는 잇츠한불 이사대우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잇츠한불 오너 임병철, 중국 1300% 성장률 브랜드 떼어 내 아들에 선물
임진성 잇츠한불 이사대우는 얼마 전 새로운 직함을 맡았다. 올해 초 설립된 이네이처코리아 대표이사다. 현재 그는 이네이처코리아의 유일한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이네이처코리아는 잇츠한불이 지분의 100%를 소유한 화장품 제조·판매 기업이다.
‘이네이처’는 론칭한 지 30년가량 된 잇츠한불의 화장품 브랜드로 지난 2016년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리뉴얼됐다. 잇츠한불은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에서 이네이처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자 아예 브랜드를 따로 분리 해 올해 1월 이네이처코리아란 독립 법인을 새롭게 신설했다.
잇츠한불은 지난해 9월부터 ‘스퀴즈 그린 워터리’, ‘시카허브 리스토어’ 시트 마스크 2종을 필두로 중국으로 정식 수출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이네이처 제품의 중국 수출 물량은 약 500만장으로 2016년보다 13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는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이사대우는 사실상 성장이 확실시 되는 기업의 경영책임을 지고 있는 셈이다. 임 이사대우의 경영능력 입증과 함께 조직 내 입지 확대는 기정사실화 된 것과 다름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임 회장의 후계자 키우기 혹은 후계구도 구축을 위한 선제적 움직임 등의 시각도 적지 않다.
잇츠한불 관계자는 “이네이처는 기존에 있던 브랜드며 이네이처코리아는 잇츠한불 100% 자회사로 후계구도와 관련이 없다”며 “임진범 씨의 경영참여 가능성도 없다”고 일축했다.
재도약 노리는 잇츠한불 中공장 가동 기대감↑…달팽의 의존탈피 사업다각화 모색
잇츠한불은 사드위기로 실적이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부터 위기를 딛고 재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그동안 달팽이크림 등 달팽이 성분 위주 화장품 실적 의존해왔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시도한 게 주요했다는 관련업계의 평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후저우 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중국시장 내 성장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후저우 공장은 연간 3500만개 화장품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인수한 자회사 네오팜을 통해 신규 고객층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네오팜은 민감피부 전문 스킨케어 브랜드 ‘아토팜’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유아 화장품이 주력인 네오팜의 실적은 잇츠한불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네오팜의 실적은 △2016년 매출액 424억원, 영업이익 96억원, 당기순이익77억원 △2017년 매출액 536억원, 영업이익 140억원, 당기순이익 116억원 등이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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