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재건축현장 안전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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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 재건축현장 안전이 최우선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배수람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5 00:30:11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로 일컬어진다. 현재 5900여세대에 이르는 단지는 향후 1만여가구가 훌쩍 넘는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행정동 하나를 모두 차지할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인근에는 이곳 단지의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만한 교육시설이 다수 밀집해 있다. 주민 이주를 모두 마치고 내달부터 본격적인 철거작업에 돌입할 만큼 속도감 있게 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38년간 둔촌동의 대표적인 아파트 단지로 자리매김했던 둔촌주공아파트는 그 이름과 세월이 무색할 만큼 최근 인근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아파트 단지 앞뒤로 위치한 학교 인근에 공사차량이 오가는 출입로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공사차량 출입로는 학생들이 수시로 오가는 통학로인 좁은 2차선 도로에 마련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도 진행 중인 가운데 학부모들은 등하굣길 자녀들이 십수대의 덤프트럭·포크레인 등을 마주할 생각에 눈앞이 아득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일 강동구 소재 한 재건축 사업지 인근에서 자전거로 통학하던 고3학생이 25t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강동구청과 강동송파교육청 등지에서 공사차량 출입로 우회와 안전한 통학로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강동구청과 시공사 측은 모든 상황을 고려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등 사업과 관련해 주민 간 잡음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때문에 사업을 진행할 때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기여 차원의 일부 보상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새어나오는 민원은 상황이 다르다.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사망한 고3학생의 아버지는 스카이데일리를 통해 다시는 이런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재건축 이후 둔촌동 일대 주거환경은 현재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주민들이 없다면 수조원을 들인 해당 사업은 빛을 잃는다. 어린 학생들은 물론 주민 안전이 우선적으로 보장되는 가운데 공사가 진행돼야 진정성 있는 재건축 사업이라는 잊지 말아야 한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수람 bae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