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하위 韓노동시장 10년째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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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급락 이후 회복 못해…노사협력은 세계 최하위 수준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3 12:11:49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성이 10년 째 중하위권을 유지하며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 노동시장 효율성 종합순위는 73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한경연)은 23일 세계경제포럼(이하·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를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특히 세부지표인 노사 협력은 137개국 중 130위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WEF가 각 국가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114개 경제·사회 지표 중 한국이 받은 가장 낮은 등수이다.

지난해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 종합순위는 73위로 전년 대비 4위 상승했으나 2009년 84위로 급락한 이후 여전히 중하위권이다. 반면 2010년 이후 노동개혁을 추진한 네덜란드·포르투갈·프랑스 등은 노동시장효율성이 향상됐다. 한국은 순위가 하락하면서 이들 4개국에게 역전 당했다.

네덜란드는 2014년 해고보상금 상한액을 지원하는 노동개혁을 추진했고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가 2007년 32위에서 지난해년 13위로 상승했다. 포르투갈은 2011년 휴일·공휴일을 축소하는 등의 노동개혁으로 2007년 85위에서 지난해 55위로 상승했다.

스페인은 3분기 연속 매출 감소 시 경제적 사유에 의해 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등의 노동규제 완화를 추진해 2007년 95위에서 지난해 70위로 상승했다. 프랑스는 2016년 이후 정리해고 절차 간소화 등의 노동개혁으로 2007년 98위에서 지난해 56위로 상승했다.

항목별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은 임금 및 생산성 15위, 인재유지 역량 29위 등은 비교적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이 역시 2007년보다 하락했다. 정리해고 비용은 112위, 노사협력은 130위로 137개국 중 최하위권이다. 노사협력 분야에서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우루과이 131위 ▲아이티 133위 ▲크로아티아 135위 ▲남아공 137위 등 7개국 뿐이다.

노사협력 순위가 최하위 수준인 것은 고착화된 노사간 불신 풍조·구조조정 사업장 장기파업 등으로 노사갈등 구조가 심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근로손실일수는 2007년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경직된 고용·해고 관행은 2016년 113위에서 지난해년 88위로 상승했으나 여전히 중하위권 수준이다. 기간제 사용기한 제한과 파견직 사용업종 제한이 대표적인 규제다. 미국·캐나다·호주 등 기간제 사용기한 제한이 없는 나라도 많지만 한국은 2년으로 기한을 제한하고 있으며 연장도 불가능하다.

112위를 기록한 높은 정리해고 비용은 2007년부터 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연 연구결과 한국은 법적 해고비용으로 약 14.8주 급여에 상당하는 비용이 발생하나 OECD 평균은 약 7.8주로 한국이 2배 가까이 높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이 위해서는 중하위권으로 밀려난 노동시장 효율성을 다시 10년 전 수준으로 도약시켜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고 국내기업 해외 생산기지의 유턴 촉진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근로형태 다양화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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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진 기자 nnssjj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