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20% “근로시간 단축…대책 전무하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중견·중기·벤처

단축 후 생산 차질 20.3%, 임금 월평균 27.1만원 감소 예상…평균 6.1명 인력 부족 예상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4 12:03:27

근로시간 단축 후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중소기업 10곳 중 2곳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오는 7월 개정된 근로기준법 시행을 앞두고 ‘근로시간 단축 관련 중소기업 의견조사 실시’ 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중소기업 500개사, 조사기간은 지난 4월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다.

중소기업은 근로시간 단축 시 예상되는 애로사항으로 ‘가동률 저하로 생산차질 및 납기 준수 곤란’(31.2%)을 가장 많이 응답했다. 단축 후에는 평균 6.1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부족한 직종은 기술·기능직이 61.3%로 조사됐다. 현재 대비 생산 차질은 20.3%으로 예상됐으며, 근로자 임금은 월평균 247.1만원에서 220.0만원으로 27.1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예상되는 생산차질은 제조·광업이 도소매·서비스업 대비 높았으며,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이 비납품업체보다는 납품업체가 높게 나타났다. 근로자 임금감소 폭은 도소매·서비스업보다 제조·광업이,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비납품업체보다 납품업체에서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근로시간 단축 개정법이 통과됨에 따라 고려하고 있는 대처방안으로는 신규인력 충원’으로 대처 25.3%였으며 ‘생산량 축소 감수(별다른 대책 없음)’도 20.9%나 됐다.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될 경우 신규인력 채용 계획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업체 중 15.2%만이 신규인력 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계획이 없는 업체들의 채용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채용할 필요가 없어서’가 63.7%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추가 인건비 부담이 커서’, ‘설비투자나 근로자 생산성 향상으로 대처가 가능해서’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며 근로자 임금이 감소한 경우 보전계획에 대한 조사결과에서 응답업체의 대부분인 90.4%가 임금 보전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임금 감소분 전부 보전’이 2.2%, ‘임금 감소분의 일부 보전’이 7.2%로 집계됐다.

근무시간 조절 역시 아직 미흡한 단계다. 유연근무제 중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업체는 각각 전체 응답업체의 6.0%, 3.4%, 0.8%에 불과했다. 유연근무제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로는 ‘업무 특성상 불필요하거나 적용이 불가능해서’를 응답한 업체가 전체 응답업체의 90.0%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단위기간을 개선할 경우 적절한 기간에 대해서는 ‘최대 1년 단위로 확대’가 48.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최대 6개월 단위로 확대’, ‘최대 3개월 단위인 현행 단위기간 유지’가 뒤를 이었다.

근로시간 단축 시 가장 필요한 정부지원책으로는 ‘신규 인력채용 또는 기존 근로자 임금감소분 보전을 위한 인건비 지원’이 57.2%로 가장 많은 답을 얻었다. 다음으로는 ‘인력부족이 심각한 업종에 대한 특별공급대책 마련’이 35.4%, ‘공정자동화 등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지원’이 25.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중소기업은 현재도 인력난을 겪고 있고, 신규 충원도 원하는 만큼 하기 어려워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구조적 어려움이 있다”며 “주문 물량이 일시적으로 몰리는 것이 초과근로의 주된 원인으로 조사되고 있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근로시간 제도를 유연화하면 이러한 구조적 어려움을 다소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