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장길 대한항공·아시아나 고집 꺾나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여행·항공

“예산소요 심각” 저가항공 이용검토…40년만 제도개선 정부지정 항공사 이용토록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4 19:17:18

공무원 출장 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만 이용하던 정부운송의뢰(이하·GTR) 제도가 개선될 예정이다.

GTR 제도는 정부가 국내 항공산업 발전과 외화 유출 방지를 위해 도입한 제도로 공무원들이 해외 등 출장 시 국적기를 이용토록 한 것을 일컫는다. 정부는 지난 1980년 대한항공과 처음 GTR 계약을 맺었으며 1990년 아시아나항공과 추가 계약을 맺었다. 저비용항공사(이하·LCC)들과는 맺고 있지 않다.

24일 국토교통부(이하·국토부)에 따르면 GTR 예산 기준을 마련하는 기획재정부는 인사혁신처에 GTR로 인한 금액 소요가 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3개 부처는 LCC로 이용 확대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를 포함한 개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예산뿐 아니라 국민여론을 의식한 결정이었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대한항공 오너일가의 갑질·탈세·밀수 등의 의혹과 잇따른 항공기 사고로 안전문제가 도마에 오른 아시아나항공에 일종의 특혜를 주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국민의 세금이 드는 일인 만큼 여론은 LCC를 이용할 수 있는 출장지는 대형항공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논의된 내용은 정부가 지정한 항공사를 통해 예매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운송의뢰대상에서 제외된 경우가 아니면 여행자 또는 민간여행사에 항공운임을 지급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 예규가 개정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으로 LCC로의 이용 확대가 가능해진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규정 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만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며 일본·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의 경우 GTR 제도의 이용 범위를 LCC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의 항공권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게 더 많은 할인을 제공받을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해당 제도에 따르면 출발 5일 전에만 요청하면 예약이 보장되고 출발 직전까지 취소·변경 수수료가 없는 대신 항공권이 다소 비싸다.

지난해 이용호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 비수기 이코노미석 기준 인천~미국 뉴욕 항공권 일반권은 111만1200원이였지만 공무원들이 이용하는 가격은 2.7배 비싼 302만600원이었다. 인천~미국 샌프란시스코 왕복권을 이용한 공무원은 232만7250원으로 87만1200원인 일반권보다 약 2배 비쌌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남승진 기자 nnssjj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