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바닥·수천명 유휴인력…조선업계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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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회복 여파 현장엔 아직…현대重, 7월 3천여명 유휴인력 발생

남승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5-27 21:05:57

지난 수년간 이어진 ‘수주 절벽’에 따른 조선업계 일감 부족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수주 물량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새로 따낸 일감은 아직 생산 현장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업체별로 수천 명에 달하는 유휴인력을 해결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에 처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7월 말 나르스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더 이상이 해양플랜트 일감이 남지 않게 된다.

지난 2014년 아랍에미리트로부터 나르스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후 업황이 점차 침체기를 겪으면서 일감을 추가로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입찰을 추진 중인 건이 있지만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1년 이상 걸려 당장 일감에 반영되지 않는다. 결국 8월부터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소속 직원 3천여명은 유휴인력이 되는 셈이다.

회사 측은 조선 부문 작업장으로 일부 인력을 옮기는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유휴인력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총 11개의 도크 중 4·5도크와 군상도크는 이미 지난해부터 효율이 낮다고 판단해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들어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86척을 기록했으나 멈춘 도크를 재가동할 만큼 충분하진 않다. 유휴인력을 돌릴 여력도 제한적인 셈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일감 부족으로 최대 5천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비한 해당 업체는 지난해부터 순환휴직 등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근속 10년 이상 사무직·생산기술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노조 추산으로 약 5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추가 희망퇴직을 시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일감은 지난해 따낸 2기를 포함해 총 5기가 남았다. 조선 부문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72척이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잔량은 1년~1년 반 정도의 일감으로 분석된다.

해당 업체 역시 조업 물량이 줄자 육상 1도크와 해상 플로팅 도크 1호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추후 수주 실적에 따라 다른 도크마저 가동을 멈출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1천여명의 유휴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내달 말까지 생산직 약 3천명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시행 중이다. 앞서 내놓은 자구안에 따라 연내 2천명의 직원을 내보내야 한다. 회사 측은 조만간 노동자협의회와 인력 감축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호황 때와 비교해 일감은 턱없이 부족하나 인력은 그대로인 상황이다”며 “수주 실적이 회복되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조선사들은 직원을 내보내거나 허리띠를 졸라매며 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승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남승진 기자 nnssjj123@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