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하자, 시공사 책임의식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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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하자, 시공사 책임의식 필요해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15 09:31:55

스페인의 작가 발나자르 그라신안은 “자신의 부주의로 생겨난 잘못은 즉시 책임지라”는 말을 남겼다. 사안마다 경중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모든 잘못을 책임지는 것은 버거운 일이다.

버겁다고 해서 무책임하게 방조해선 안 된다. 하지만 최근 일부 건설사들의 행태가 이와 유사하다. 일의 상황을 미루며 반쯤 발을 빼거나 반대편의 유력인에 검은돈을 건네기도 한다. 조용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태도가 앞선다. 문제는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점이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4차아파트 주민들은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올 초 새 아파트로 이주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이 같은 꿈은 산산이 조각났다. 집안은 가족들의 온기 대신 혹파리 사체가 쌓이고 곰팡이가 피어올라 얼룩지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건강까지 위협받으며 고통 받고 있다.

이를 대하는 시공·분양사 금강주택의 자세는 다소 아쉽다. 아파트 건설현장 특성 상 여러 하청업체들과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나눠 진행하는 만큼 금강주택의 과실이 이번 혹파리떼 등장과 거리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력한 원인으로 세대마다 설치된 붙박이장이 지목되는 만큼 금강주택도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업권을 확보하고 아파트를 건설하며 동시에 분양광고를 하고 견본주택을 전시하며 입주민들의 마음을 사려 했던 것이 금강주택이었다는 점이다. 하청·협력업체의 선택권도 모두 금강주택에 있었으며 입주민들 모두는 하청·협력업체를 바라보고 들어온 것이 아닌 금강주택을 보고 들어왔다.

금강주택은 입주민들의 붙박이장 교체요구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시공사로서, 분양사로서 책임을 지는 자세완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새 아파트다. 문제가 생겼으면 우선적으로 금강주택이 책임을 져야 한다. 명확한 책임소재를 가린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문제는 업체들 간 문제지 입주민과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아파트는 공간을 사는(Buying) 대상임과 동시에 사람이 사는(Living) 공간이다. 여타 재화와 달리 값은 매우 비싸나 환불·교환 등이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브랜드를 따진다. 같은 조건이라도 대형시공사의 아파트값이 보다 높게 책정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강주택이 후속처리에 보다 신경 써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적어도 내가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건설업자의 바람직한 태도다. 비록 일부세대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나 충분히 다른 세대들에도 피해가 전가될 수 있는 만큼, 다른 협력·하청업체의 과실이 이번 사태의 원인일 수 있으나 금강이란 이름을 보고 주민들이 입주를 결정한 만큼 금강주택의 바람직한 후속조치를 기대해본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