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합격자 은행 응시자격 제한·필기시험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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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채용절차 모범규준’ 의결…임직원 추천제 폐지 등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19 13:05:19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최대 화두였던 채용비리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이 제정됐다.

은행연합회는 각 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18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5일 발표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모범규준을 통해 부당채용과 부정청탁 등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는 한편, 채용비리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채용절차 모범규준 내용을 보면, 부정청탁으로 합격한 직원에 대해 은행은 해당 합격자의 채용을 취소 또는 면직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은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또한 채용담당자, 출제의원, 면접위원 등이 부당한 채용에 관여한 경우 즉시 배제되며 은행은 해당 인사를 징계할 수 있다.

채용절차에서 피해를 본 지원자를 위한 구제책도 마련됐다. 은행은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목적으로 일정 기간 합격 정원보다 많은 ‘예비 합격자’를 모집할 수 있다.

이밖에 필기시험 도입, 채용 과정에 외부 전문가 참여, 성별·연령·출신학교·출신지에 따른 차별 금지, 임직원 추천제 폐지, 블라인드 채용 방식 등이 새로이 규정됐다.

한편, 대검찰청 반부패부가 지난해 11월부터 이번달까지 채용비리 혐의를 받은 6개 시중은행을 수사한 결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12명을 구속기소하고 은행장 4명을 포함 26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인해 아예 회사가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수사결과 은행권은 특정 지원자의 시험점수를 조작하거나 남녀 합격자비율을 맞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불합격자를 합격시킨 방식 등으로 채용비리를 자행했다. 우리은행은 신입행원 채용과정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조카 등 불합격자 5명을 합격시켰다. 부산은행도 조문환 전 새누리당 의원을 부탁으로 시험점수를 조작했다.

하나은행은 남녀 합격자비율을 4대 1로 맞추기 위해 불합격자 10명을 합격시켰다. 국민은행도 남녀 합격자비율을 맞추기 위해 남성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점수를 높이며 여성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췄다.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채용비리라는 이름아래 발생한 관행들을 사전에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채용절차 모범규준은 자율규제지만 최근 채용비리 사건의 충격을 고려했을 때 은행권은 예외 없이 모범규준을 준수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에 가입한 회원사는 KB국민·KEB하나·우리·신한·IBK기업·SC제일·산업·농협·한국씨티·수출입·수협·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카카오은행·케이뱅크 등 19개 은행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오늘 제정된 모범규준을 통해 은행들은 채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고 채용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