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1분기 순익 1년 새 급감…체질개선 불가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금융일반

운용자산 이익률 3.5%…외화유가증권 확대 영향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6-20 15:39:42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생명보험사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2% 줄어들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적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 판매를 크게 줄이면서 수입보헙료가 8.7% 급감한 데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이 20일 발표한 ‘1분기 생보사 보험영업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1조232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7% 감소했다. 수입보험료의 경우 26조 11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2조4860억원에 비해 8.7%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란 보험회사가 일정 기간 중 또는 일회계연도 중에 받아들인 보험료를 말한다.

이중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으로 같은 기간 37.6% 줄며 2016년 1분기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신계약 건수가 지난 1분기 517만5000건으로 2016년 1분기 516만3000건, 2017년 1분기 519만4000건과 비슷하게 유지됐으나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의 초회보험료가 감소하며 전체 초회보험료는 줄었다.

초회 보험료가 대폭 줄어든 것은 생보사들이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 영업을 크게 줄인 탓이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5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6389억원 감소했다.

저축성보험은 1년 전보다 2조6663억원 감소한 데 반해 보장성보험은 2054억원 변액은 507억원 각각 늘어 새 국제회계기준 등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한 모습을 보였다.

새 국제회계기준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 저축성보험의 보험금을 부채로 잡게 된다. 따라서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보험사는 그만큼 부채가 늘어 자본금을 더 쌓아야하는 부담이 생기다.

지금은 보험계약자에게 미래에 지급할 보험금을 보험 상품 판매 시점에 정한 이자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미래에 줄 보험금을 현재 시점의 이자율을 적용해 현재 가치로 다시 환산해야 한다. 문제는 현시점의 금리가 보험 상품 판매 당시 적용한 금리보다 낮을 경우 보험 부재가 늘어나 보험사도 그만큼 자본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과세 당국이 작년 4월부터 이자소득을 비과세하는 저축성 보험 상품의 가입 한도를 대폭 축소하면서 가입자의 세금 혜택이 줄어든 것도 상품판매에 악재로 작용했다.

한편 보험영업손실은 5조7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664억원 손실 폭이 커졌다. 저축성 수입보험료가 2조7000억원 감소한 반면 지급보험금이 1조 9000억원 증가한 여파다.

투자영업이익은 6조원으로 623억원 줄었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군 처분·평가이익은 1560억원 감소했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도 신간이 갈수록 뒷걸음질 치고 있다. 국내 생보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지난 2015년말 4%대에 턱걸이 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이제 3%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생보사 중 운용자산 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AIA생명(4.5%)이었다. 그 뒤를 이어 미래에셋생명(4.4%)과 푸르덴셜생명(4.1%), ABL생명(4.0), 교보생명(4.0%) 순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저금리로 4%대 벽을 넘지 못하던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이익률은 당초 미국이 잇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하락하면서 4%대 집입이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운용자산 이익률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로 보험사들의 외화유가증권 확대 영향을 꼽고 있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