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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맞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양대산맥인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월드컵은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다. 스포츠 용품업체 입장에선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나 다름없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스포츠 브랜드들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각국 대표팀의 후원사가 되기 위해 사활을 건다. 후원사가 되면 각 나라별 국가대표팀이 착용한 유니폼 오른쪽 가슴에 자사 브랜드 로고를 새길 수 있는데, 그 대가로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한다.
자사 브랜드 로고를 단 국가대표팀이 많을수록 월드컵 경기가 중계되는 동안 브랜드가 노출되는 빈도도 늘어난다. 이는 곧 해당 스포츠 브랜드들의 매출과 직결되는 만큼 후원사가 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축구 시장을 양분해 온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이번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설욕나선 터줏대감 ‘아디다스’…나이키, 나이지리아 유니폼 인기 고공행진
지난 14일 막을 연 2018 러시아월드컵은 오는 7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펼쳐진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유니폼 후원 경쟁에선 터주대감이라 불리는 아디다스가 우위를 점했다.
유니폼에 아디다스 로고를 단 나라는 주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아르헨티나, 벨기에, 일본 등 12개 팀이다. 나이키를 유니폼에 새긴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브라질, 프랑스, 나이지리아 등 10개 팀이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나이키에 밀린 패배를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설욕한 셈이다.
특히 아디다스는 올해 FIFA(국제축구연맹)의 공식 파트너 20주년을 맞아 수 억 달러를 스폰서 비용으로 지출했다. 그 대가로 심판 복장과 볼 보이 유니폼 등 이번 월드컵에 참여하는 모든 행사인원의 공식 복장에 아디다스 로고를 넣을 수 있는 독점권을 얻었다.
나이키도 월드컵을 맞아 마케팅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나이키는 지난 2016년 잉글랜드와 12년간 총액 4억파운드(약 5916억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처럼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각국 대표팀에 적지않은 금액을 쏟아붓는 배경에는 직간접적인 마케팅 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후원하는 팀이 월드컵에 많이 진출하거나, 더 좋은 성적을 거둘수록 미디어에 노출되는 횟수가 늘어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스포츠 종목 중 가장 많은 팬을 가진 종목은 축구다. 전세계 축구팬의 수만 약 16억 명에 달한다. 한 달 동안 열리는 월드컵에 전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만큼 거액을 투자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러시아월드컵 국가대표팀 후원 경쟁에서 나이키가 밀리긴 했지만 마케팅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고 볼 순 없다. 나이키가 만든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유니폼이 러시아월드컵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국가대표 유니폼은 지난 1일 나이키 웹사이트와 영국 런던, 나이지리아 일부 도시 등 몇몇 매장에서만 판매됐다. 홈 버전과 원정 버전의 유니폼 상의는 모두 정가 90달러로 다소 비싼 가격에 판매됐음에도 웹사이트에서는 3분 만에, 매장에서는 3시간 만에 매진됐다.
유니폼이 매진되자 인터넷에선 정가보다 배 이상 비싼 가격에 유니폼이 거래되기도 했다. 심지어 오리지널 제품을 대신한 이른바 ‘짝퉁’ 제품들의 판매량까지 올라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나이지리아 유니폼은 패션 잡지 GQ, 영국 스카이스포츠, 스페인 마르카 등 대다수 매체에서 진행한 ‘러시아 월드컵 유니폼 팬 투표’에서 단연 1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나이키 매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많은 소비자가 나이지리아 유니폼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다. 권준혁(25·남) 씨는 “나이지리아 유니폼을 인터넷에서 보고 왔는데 구매할 수 없어 아쉽다”면서도 “생각보다 다양하고 마음에 드는 유니폼이 많아 한국 국가대표 유니폼과 함께 다른 국가의 유니폼을 구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국 ‘나이키’·일본 ‘아디다스’…월드컵 유니폼까지 이어지는 한일전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유니폼 경쟁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일본은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한국은 1996년부터 나이키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22년 동안 스폰서십을 유지하고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인 스폰서십 계약은 없었고 아디다스, 아식스, 코오롱스포츠, 프로스펙스, 위크엔드 등의 유니폼을 번갈아 입었다. 1985년부터 1995년까진 삼성물산과 독점계약을 맺고 위크엔드와 라피도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유니폼은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유니폼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월드컵에 참여한 나라들의 나이키 유니폼은 전반적으로 밝은 형광색이었는데, 한국 국가대표팀의 유니폼 색 역시 붉은색보단 선홍색에 가까웠다.
고온다습한 한국과 일본의 기후를 고려해 타사 제품에 비해 좀 더 가벼워 보이는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게 나이키 측 설명이다. 나이키 유니폼을 입고 4강에 진출한 한국팀의 성과를 계기로 아디다스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축구용품업계에서 나이키의 지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은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 디자인 순위를 전체 17위로 평가했다. 태극문양의 밝은 붉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가 단순하지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본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부터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전에는 아식사와 푸마가 협찬했었다. 1998년 당시의 유니폼은 소위 ‘불꽃’ 유니폼으로 불렸으며 디자인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의 아디다스 유니폼은 전체 11위에 올랐다. 남색을 바탕으로 ‘갑옷’ 콘셉트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선 일본대표팀의 유니폼이 논란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일본대표팀 유니폼 상의에는 축구협회 엠블럼을 중심으로 11개의 줄이 뻗어 나오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줄 하나하나가 선수들을 상징한다는 게 아디다스 측 설명이지만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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