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보다 높은 가계대출 금리…3개월 연속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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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연 3.75%…기업대출은 3.66%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05 12:10:21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3개월 연속 기업대출 금리를 넘어섰다. 그 격차도 커지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설명도 있지만 가계대출을 까다롭게 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75%다. 기업대출 금리는 그보다 0.09%p 낮은 연 3.66%였다.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를 앞지른 셈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올해 3월부턴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보다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그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올해 3월 가계대출 금리는 기업대출보다 0.03%p 높았고 4월엔 0.05%p, 5월엔 0.1%p 높았다.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 금리를 3개월 이상 앞지른 건 지난 2009년 7월부터 2010년 3월 이후 약 8년 만이다. 이 같은 가계·기업대출 역전 현상은 금리 상승기에 따른 결과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이에 은행들은 정부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기 힘들어지면서 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또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기업대출 문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기존 고객 관리가 중요해진 점도 작용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기업영업지원팀을 신설한다. 기존 마케팅과 오퍼레이션 업무를 맡은 ‘기업시너지팀’에서 오퍼레이션 부문을 떼어낸 형태다. 오퍼레이션 업무는 여신심사 대출연장, 영업고나리 등을 말한다.

세분화를 통해 업무 효율 및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 기업영업지원팀은 Δ중구 본점기업영업지원팀 Δ종로구 수송동대림기업영업지원팀 Δ서초구 삼성타운기업영업지원팀 Δ강남구 포스코기업영업지원팀 등 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 12개 지점으로 운영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고객을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모두 은행을 직접 찾아오는 이들은 저연차 직원"며 "주요 지점 오퍼레이션팀에도 친화력 있는 저연차 직원들을 배치해 장기간 인연을 맺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한발 앞서 비슷한 전략을 썼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대기업영업그룹을 신설했다. 이 역시 전문성을 위해 기존 기업투자금융(CIB) 조직에서 독립한 형태다. 신한은행의 대기업영업그룹은 12개 대기업 영업점을 관리한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50개 지점에 기업영업팀을 두고 있다. 하나은행의 기업영업팀이 가장 많은 지점 있는 것은 외환은행을 흡수 합병한 특수성 때문이다.

수출 기업 중 상당수가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유지 및 관리하려는 조치다. 또 하나은행은 영업그룹에서 기업영업 부문을 분리하지 않은 채 통합 운영하고 있다.

각 시중은행은 정부 규제로 주요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데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5조~10조원가량 중소기업 대출잔액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1분기 기준 80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증가했다. 은행들이 기업 영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나광국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