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마다 다른 보험증권 분석…소비자혼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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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기준으로 소비자 혼란…손보·생보 상품 구분 필수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7-10 18:30:12

“잘못 가입하셨습니다.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셔야 해요” 보험 리모델링이라는 명목 하에 내가 가입한 보험 증권을 보여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대답이다.

그 동안 영업활동을 하며 많은 고객 분들과 보험 리모델링에 관한 얘기를 나누어 왔다. 그 때 마다 대표적으로 듣는 얘기 중 하나가 상담을 해보면 대부분의 보험 설계사가 자신이 추천하는 보험이 최고인 것 마냥 얘기를 하면서 기존의 보험에 대해 앞 뒤 재지 않고 비판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보험설계사 말이 다르고 저 보험설계사 말이 늘 다르니 보험증권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냐는 것도 대표적으로 듣는 얘기 중 하나다. 증권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기준점이 없다 보니 소비자들의 혼돈만 가중시키고 있는 게 현재 보험 상담의 현주소이다. 정말 안타깝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사실 영업 현장들을 살펴보면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들은 손해보험사 상품들을 비판하기 바쁘고 손해보험사 설계사들은 생명보험사 상품들을 비판하기 바쁘다. 일각에서는 보험대리점의 규모가 커지면서 꼼꼼히 비교를 해주는 보험설계사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예전 같지는 않다고는 하지만 현장을 지켜보면 “오십 보 백 보”다.

결국 내가 가입시킬 상품의 더 나은 점만 찾아 이미 가입하고 있는 상품들을 비판하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증권분석 상담이 거의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그 어디에도 보험 증권 분석을 하는데 있어 기준점이라는 것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늘 소비자들은 혼동할 수밖에 없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으니 말이다. 최소한 “OO은 OO이다.” 정도의 기준점이라도 잡아준다면 소비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텐데 이러한 건 어디에도 없다. 그냥 싼 보험료, 다른 상품 보다 나은 점만 강조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니 늘 보험만큼은 제자리 걸음인 것이다.

그럼 어떠한 기준점을 잡아야 최소한 제자리걸음만큼은 피할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최소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상품 특징 정도는 구분을 하라고 얘기한다. 간병보험이나 치아보험 같은 특정 상품군을 제외하고서는 어차피 의료실비, 암진단금, 뇌관련 진단금, 심장관련 진단금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게 보험 상품이다.

그래서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의 상품 특징을 구분하는 정도만으로도 내가 가입한 보험이 해지해야 하는지 유지를 해야 하는지 정도는 어느 정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생명보험사는 말 그대로 생명을 다루는 보험이라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사망보험금만 생각하라고 한다. 모든 사망을 보장해준다. 심지어 일정기간이 지난 후 자살도 보장한다. 그리고 손해보험사는 내가 손해 볼 수 있는 부분을 보완해주는 그 무언가의 보험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진단금 받는 보험과 배상을 해 줄 수 있는 보험을 가입하면 좋다고 얘기한다. 이 얘기는 즉 생명보험사보다 더 좋거나 손해보험사에만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렇게 구분 짓고 나서 내가 가입해 놓은 증권들을 보게 되면 최소한 내가 보장받고 싶어 하는 사망보험금이 모든 사망을 보장해주는 생명보험사에 가입이 되어있는지, 진단금은 조금 더 좋은 조건으로 손해보험사에 가입되어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물론 과거 오래된 보험의 경우는 보장 조건이 좋은 것들이 많다 보니 진단금의 경우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상관없이 좋을 수 있다.

이 경우는 갑상선암이 일반암에 포함되어 있는지 생명보험사에 뇌 관련 진단금이 가입돼 있는데 뇌졸중으로 가입돼 있는 것인지 정도만 확인할 줄 알면 좋겠다. 현재의 암진단금은 갑상선암이 일반암에서 빠져있고 생명보험사의 뇌 관련 진단금은 뇌경색이 안 되는 뇌출혈만 보장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뇌경색이 포함되는 뇌졸중 보장이 있기는 하나 갱신형 특약이 대부분이고 심지어는 중대한 뇌졸중으로 보장해주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에 이 정도만큼은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보험을 과거부터 준비하고 관리하고 있다면 화폐가치나 보장범위, 보장만기의 변화에 따라 보험 리모델링이 필요한 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보험의 보장도 변하고 있고 보험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데 기준점이 없는 들쑥날쑥 한 증권분석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늘어나는 것만 같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재무설계를 앞세워 보험(재무)전문가 양성을 하겠다는 보험회사들의 당찬 포부의 결실은 도대체 언제쯤 여물 수 있을까. 보험회사가 꿈꾸고 있는 것과 현실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 과연 필자만의 생각일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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