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주 
오랫동안 상담을 해오며, 60년 이상 인생을 살며 예전에 알지 못한 것들을 알아가고 있다. 사람의 운은 30년에 걸쳐 상승하고 같은 기간에 걸쳐 하강한다는 점이다. 합치면 60년에 걸쳐 오르고 내리는 셈이다.
운의 상승·하강 여부 간절함 달려…천리길 마다하지 않는 마음
운이 상승하는 사람과 상담할 때면 그에게서 어떤 간절함을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운이 하강하는 사람에게선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간의 경험으로 미뤄보아 굳이 그 사람의 사주를 물어보지 않고 몇 마디 말만으로 운세를 알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간절한 마음은 가진 자는 운세가 상승하는 사람이고 때가 되면 나름 무언가를 얻거나 이룬다. 반대로 간절함이 없는 자는 지금 당장은 무난해보여도 때가 되면 무언가를 잃기 마련이다. 이게 바로 오랜 세월 운명 상담을 통해 내가 깨달은 심득이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일들로 마음을 쓰고 고생하는 과정이다. 가진 자라 하더라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고 고충이 있기 마련고 누구에게나 바람과 소망이 있는 법이다.
간절함이 있는지, 있다면 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세상만사는 무언가를 얻고자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다. 따라서 간절한 자는 자신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비용·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용·대가 등은 금전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팔기 위해 내놓은 상품이야 돈을 주면 살 수 있지만 사람마다 소망이나 꿈, 목표 등은 상품이 아니기에 돈을 주고 살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불하는 가장 큰 비용은 바로 삶 자체이다. 달리 말하면 저마다의 삶에 주어진 시간 혹은 세월이다.
어떤 이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생 전체를 다 바쳐도 전혀 아깝거나 억울하지 않다고 마음을 먹고 매진하고 있다면 그는 간절함을 품은 자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천리길이라도 달려가겠다는 마음, 즉 불원천리(不遠千里)의 용의가 있다면 그 자는 간절함을 지닌 자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천리만리의 험한 길을 가다보면 갖은 노고와 어려움이 있을 것은 당연한 이치인 바, 그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바로 간절함이라 하겠다.
어느 아주머니의 이야기…‘헛된 바람’과 ‘간절함’의 차이
상담을 통해 만났던 어느 아주머니의 사례를 보자. 어려서 부친이 집안을 돌보지 않고 늘 바깥으로 나도는 바람에 빈곤하고 우울한 십대 시절을 보낸 분이다. 이에 아주머니는 단란한 가정을 이뤄 자녀들에게만은 아픔을 안겨주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결혼을 할 때도 남성의 능력·재력·용모 등이 아니라 가정적인 사람인가를 가장 먼저 살펴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쉽지 않은 결혼생활이었다고 회고했다. 신중을 거듭해 결혼 했음에도 상황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남편은 다른 여성과 사랑에 빠져 힘든 지경에 처했다. 아주머니는 최대한 인내해가면서 자녀들을 지키고 돌보는 데 전력을 다했다.
남편이 돈을 가져다주지 않는 바람에 부족한 생업을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그런 와중에 자녀들을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평생 고생만 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남편은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지만 그 아주머니는 일손을 놓지 않았고 두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성장시켰다. 아들은 변호사가 됐고 둘째인 딸은 유학을 다녀와서 외국계 금융회사에 취직했다.
나이 일흔을 훌쩍 넘겨 손자를 셋이나 둔 할머니가 된 그 아주머니는 긴 인생 살아오면서 돌이켜보니 자신의 삶은 전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기에 남은 삶을 건강이나 돌보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더 이상 제게 간절한 마음은 없어요. 어쨌거나 소망하는 바를 이뤘으니까요. 사랑받은 인생은 아니었지만 실패했다고 보지 않아요. 먼저 간 남편이 속상하게 했지만 가끔 그리울 때도 있죠. 제가 미쳤나봐요”
아주머니의 사주팔자를 보니 스무 살 시절이 60년 운세 순환에 있어 입춘 바닥이었다. 이십대 후반에 결혼을 했는데 바람을 피우며 애를 태우던 남편을 잃은 것은 아주머니가 40대 후반이던 때다. 그는 평생 일을 해왔고 나중에 재래시장 자리에서 어렵게 얻은 가게가 잘 되는 바람에 자녀들 학비도 댈 수 있었고 또 재산도 좀 불릴 수 있었다.
그 아주머니의 운세는 또 다시 입춘 바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소원을 이루었으니 사실 아쉬울 것도 없다는 말에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저 ‘잘 살아오셨네요, 훌륭하십니다, 성공하셨습니다’가 전부였다.
위로의 말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비록 남편이 외도를 하고 일찍 세상을 떠났으니 단란한 가정을 이뤘다고 말하긴 어렵겠으나 그 아주머니는 긴 세월 간절한 마음을 잃지 않고 인생의 산과 물을 수없이 넘고 건너왔기 때문이다.
운이 상승 중이란 말은 일이 쉽게 풀려나가거나 뜻하지 않은 행운이 찾아드는 것은 아니다. 운이 상승한다는 것은 간절함을 간직한 상태에서 소망을 이룰 때까지 기꺼이 어려운 길을 가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뜻이다. 고생을 하더라도 열정을 가지고 마다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그게 바로 운이 상승 중이라는 이야기다.
운이 하강한다는 말은 원하는 바를 성취해 이로 인해 이젠 더 이상 천리길을 마다할 이유가 없거나 열정이 없다면 그게 바로 운이 하강 중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 노력하는 마음은 간절함에서 온다. 사람들은 어려울 때 흔히 귀인(貴人)을 찾기도 하지만 귀인 역시 스스로 노력하는 자를 돕는 법이다.
소망을 가지고 있고 그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치를 용의가 있다면 그건 간절함인 것이고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그를 위해 기꺼이 비용을 치를 용의가 없다면 헛된 바람이다.
백년하청(百年河淸)이란 말이 있다. 어느 세월에 일이 이뤄지겠냐는 뜻으로 쓰이지만 간절함을 가진 자는 백 년이 걸려서라도 일이 이뤄질 수 있다면, 희망으로 삼아 노력하는 자가 있다면 이야말로 성의와 간절함을 가진 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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