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모 아파트, 입주민 신상정보 유출 논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건·사고

일산 모 아파트 관리소, 세대주·동거인 관계 정보 노출 가능성…경찰 수사 나서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18 01:25:43

▲ 경기 일산 모 아파트는 지역을 대표하는 초고층 고가아파트다. 최근 입주민대표자회의와 입주민간의 충돌이 벌어지면서 입주민 8000여명의 개인신상 정보가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다.[사진=일산 모 아파트 홈페이지 조감도]

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와 입주민들 간의 다툼과정에서 입주민 전원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발생했다. 입주민들은 신상정보를 유출한 관리사무소 측을 ‘개인정보유출’ 혐의로 고소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일산에 위치한 모 아파트 입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입대의와 입주민들은 관리규약 개정과 공용부 하자보수 문제를 놓고 2년 여 동안 마찰을 빚어왔다. 결국 지난 6월 입주민들은 ‘입대의 총 대표인 K씨를 해임해 달라’며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해임요청서를 제출했고, 선관위는 해임투표 실시를 공고하는 등 선거절차를 진행해 왔다.

반면 입대의는 관리사무소에 공문을 보내 장소제공, 선거인명부 확인 등 선관위 업무에 대한 업무지원 중단을 지시함에 따라 K씨에 대한 해임 투표는 2차례나 무산됐다.

특히 입대의와 관리사무소 측은 ‘선관위가 관리규약을 무시하고 불법행동을 하고 있다’며 입주민을 대상으로 ‘선관위원 전원 해촉’ 서명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이곳 2400여 세대 입주민 8000여명의 신상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가 사용한 ‘선관위원 전원 해촉 서명동의서’에는 △동·호수 △세대주 이름 △동거인 이름 △세대주와의 관계 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한 관계란에 ‘애인’이라고 적힌 세대의 동·호수까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의서에 세대주 이름만 적힌 명부를 작성해 일정장소에서 서명을 받은 것이 일반적이다.

▲ 일산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근 입주민을 대상으로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해촉’ 서명 동의서를 받은 과정에서 세대주와 동거인의 이름과 관계가 명기된 입주민 명부를 노출시켰다. 동·호수와 세대주 이름, 동거인과의 관계와 이름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심지어 관계란에 ‘애인’, ‘오빠’로 명기된 내용까지 다른 입주민들에게 노출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사진=일산 모 아파트 입주민]

모 아파트 입주민 성대희(55·남·가명) 씨는 “서명 첫 날에는 입주민명부(서면동의서)가 완전히 오픈돼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명부 내용을 볼 수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니, 동 호수를 가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명을 하면서 옆집에 누가, 무슨 관계인 사람과 사는지 모두 드러나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피력했다.

입주민 김성희(38·여·가명) 씨는 “관리소측이 직원들을 동원해 일일이 세대를 방문해 ‘선관위가 입대의의 업무를 방해해서 해촉하니 서명해 달라’고 하면서 사인을 받아갔다”며 “심지어 미성년자의 서명을 받고는 해당 세대가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관할 경찰서인 일산동부경찰서는 입주민들이 고소장과 함께 제출한 관련 사진과 자료를 토대로, 고소인 조사를 마친 가운데 조만간 피고소인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파트 관리소장인 B 씨는 “세대별로 다니며 서명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다른 호수의 신상정보를 가린 채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이 또한 한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성년자 서명 건은 합계에서 제외했다”고 말하고 “아직 경찰서에서 연락은 안 왔지만, 경찰조사 시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입대의 총 대표인 K씨는 “모든 사항은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또 취재기자에게 보내 온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연락처를 입주민도 아닌 외부인이 공공연하게 아는 것과 출처도 정확히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특정 의도성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관리소측이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서면동의 결과 53%가 서명해 선관위원 전원 해촉됐다. 또 최근 새로운 선관위원이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반론보도문] “일산 모 아파트 입주민 신상정보 유출 사실과 달라”

본지는 지난 7월 18일자 홈페이지 사회면에 ‘일산 모 아파트, 입주민 신상정보 유출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자회의 및 관리사무소에서는 선거관리위원회 전원해촉 투표와 관련해 입주민들의 정보가 누출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