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후분양제 본질을 기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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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후분양제 본질을 기억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수첩

문용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20 00:05:54

소비(消費)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소모하는 일’, 이처럼 개인에게 무엇을 산다는 것은 마음에 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래서 우리는 구매 할 때 더 나은 만족을 위해 고민 한다. 더욱이 소비하려는 대상이 평범한 사람으로서 모으기 힘들 정도의 큰 금액이라면 비교하고 따져보고 확인을 거듭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민들이 소비하는 최대의 재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까지 내가 살 곳을 직접 보지 못한 채 시공사와 분양대행사 등 기업의 이윤의 논리에 맞게 선분양제를 따라왔다.

선분양제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파트를 올리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것들과 넘어서야 할 산들은 많지만 결국 자본이 없으면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들도 다르지 않다. 택지에 세우는 것은 물론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 하는 것들도 분양을 원하는 사람들의 자금이 조달돼야 원활한 공사가 진행된다. 또 그렇게 진행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이는 계약금이라는 이름으로 아파트가 올라가는데 도움이 됐다. 그리고 2~3년 후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중도금을 냈으며 들어가기 직전에는 잔금을 지불해야 했다. 나눠 내는 것이 후분양제가 실시됐을 때 일시금으로 내는 것보다 부담이 덜 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집이라는 재화를 보고 산다는 측면에서 기존의 선분양제 방식은 일종의 투자에 가까웠다.

마감재가 바뀌고 벽이 갈라지며 주차장에 물이 새는 등 부실시공의 빌미를 제공한 격이다. 이에 따라 현 정부의 예하 기관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8일 장기주거종합계획을 통해 후분양제 로드맵을 공개하며 활성화를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공공분양주택부터 단계적으로 후분양을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행 후분양제는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제를 실시해도 소비자는 완성된 집을 보고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준으로는 완공된 주택이 아닌 골조만 완성된 상태인 공정률 60%에서 후분양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후분양이 진행된다면 민원이 다량으로 발생하는 마감공사에서의 하자도 충분히 잡아낼 수 없을 전망이다. 후분양제는 투기를 막는 취지도 있지만 위에 설명한 것처럼 본질은 가장 비싼 금액을 들여 사는 새 집을 기존의 헌 집을 볼 때처럼 물은 잘나오는지 창문 틈으로 바람은 들어오지 않는지 동선은 어떤지 골조나 배치는 어떤지 직접 만져보고 결정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