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정원 특활비 남용 징역 6년·추징금 3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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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권한 남용해 국고 손실”…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징역 2년 선고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20 20:08:20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고 옛 새누리당의 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형사대법정 417호에서 열렸다. [사진=뉴시스]

국정원장 특별사업비를 3년에 걸쳐 전달받아 이를 사적용도로 사용하고, 제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경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형과 추징금이 부과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20일 오후에 진행된 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년, 추징금 33억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국가 예산을 용도에 맞춰 집행하고 감독할 지위에 있는 대통령이 확인절차 없이 권한을 남용해 국고를 손실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3년에 걸쳐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에게 30억원에 이르는 특별사업비를 교부받음으로서 상당한 국고손실을 초래했고, 이를 사적 목적으로 사용해 국가 예산 집행이라는 근간을 흔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활비 남용 혐의 중 뇌물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특활비가 직무 관련 대가로 지급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공천개입 혐의 등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선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당내 지지세력을 당선시키기 위해 지위를 이용한 점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당의 자유를 무력화 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특활비 남용, 공천개입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마무리됐다. 세 가지 재판에서 받은 형량을 합치면 징역 32년과 함께 벌금 180억원, 추징금 33억원에 달한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진행된 국정농단 1심 재판에서 최순실 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혐의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 받았다.

다만 삼성그룹의 출연금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일부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활비 남용 선고 공판에 앞서 오전에 진행된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 때와 같은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권한을 사익 추구에 남용했고 정경유착과 문화계 편가르기 등을 자행했음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법절차를 부정하고 있다”며 “법정 출석을 거부하며 책임을 최순실 씨 등 측근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피고의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