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무엇을 놓고 어떻게 싸우는가(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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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승산 큰 달러국 미국…중국시장 개방·기술탈취 방지 선전포고

김태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7-23 12:27:14

중국은 지난 2015년 5월 8일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다. “제조업은 국민경제의 주체로서 입국(立國)의 근본이자 흥국(興國)의 도구이며 우리나라를 강하게 만드는 기틀이다. 강대한 제조업 없이 나라와 민족의 강성함을 이룰 수 없다. 이는 18세기 중엽 이래로 세계 강국들의 흥쇠와 우리 중화민국이 분투해온 역사에 있어 두루 증명된 바 있다”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을 만들어내고 보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력의 종합적인 상승은 물론이고 국가의 안전 보장, 나아가 세계적인 강국을 건설함에 있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길이다”

‘중국제조 2025’…중국의 기술 탈취와 미국 무역전쟁 명분

중국이 글로벌 차원의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중국은 무역을 일종의 전쟁 즉 상전(商戰)으로 여기고 있으며 이러한 사고에 기초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의 첨단 기술을 탈취해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중국이 취할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를 내세워 타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을 합작이나 합자 방식으로 끌어들여 기술을 배우거나 탈취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중국 유학생들을 통한 기술 습득과 뇌물 공여의 방식으로 타국의 기술 보유자들을 매수하는 방법이다.

이는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한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제를 삼은 대목이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 해 수 천억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이는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은 글로벌 통화인 달러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자국의 화폐를 내어주고 중국으로부터 저가의 생필품을 가져와 쓴다는 점에서 미국은 사실 중국을 고맙게 여겨도 된다. 다만, 기존 강자인 미국의 입장에서 도전자인 중국의 기세를 한풀 꺾으려는 의도리라. 하지만 마땅한 명분 없이 중국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없으니 미국은 두 가지 명분을 내세워 무역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첫째, 중국이 거대한 내수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실상은 지극히 배타적·폐쇄적이기 때문에 대 중국 무역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이 진정 원하는 바는 이들 시장의 완전한 개방이다.

둘째, 중국은 미국의 첨단 기술을 정당한 값을 치르지 않고 훔쳐내는 방식으로 오는 2025년까지 세계 최대 최고의 제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미국은 이 시점에서 확실하게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우리 경제 중국 미치는 영향 미미…일자리 창출·외화벌이 크지 않아

우리 경제에 있어 중국이 얼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다.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978억달러였고 우리 GDP가 1조5300억달러였으니 우리 경제에서 중국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6.4%에 달한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액 2.6%에 비하면 상당히 큰 수치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국보다 중국산 제품을 훨씬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의 일자리 창출에 있어 중국 수입품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수출량이 훨씬 많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은 1421억달러로 수입액에 비해 450억달러 흑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대 중국 수출 품목 중에 중국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것은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수출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부품이나 반제품들로 우리나라 현지기업이나 공장에서 완제품이 돼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를 붙이고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된다. 다시 말해 우리 기업들은 그저 저렴한 중국의 인건비만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중국에서 소비되는 것은 화장품이 고작이고 중국 기업과 합작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자동차가 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의 5%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나 저가 모델이란 점에서 판매 마진도 대단이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의 스마트폰도 중국 내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그런 까닭에 삼성은 최근 인도의 거대한 스마트폰 공장을 지었다. 또한 롯데·신세계 등의 중국 현지 유통기업들은 사드 한한령으로 그간 철저히 손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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