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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측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투신 사망한 가운데 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예기치 않은 비보에 침통한 마음이 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익범 특검은 23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으로는 존경하던 정치인이었고 이 나라 정치사와 의정활동에 큰 획을 그었던 분이라 오늘 사건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노 의원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허 특검은 앞으로의 계획 등 수사와 관련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노회찬 의원은 지난 2016년 드루킹 김 모 씨가 이끌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46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특검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그러나 노 의원에 금품을 전달한 혐의로 특검에 긴급 체포됐던 도 모 변호사는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도 했다.
18일 국회 5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뒤 22일 귀국한 노 의원은 이후 23일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3일 오전 자택인 서울 신당동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유서에는 “드루킹 측으로부터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청탁과는 관련이 없으며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침통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노 의원이 속한 정의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오전 내내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던 정의당은 오후 3시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노 원내대표의 갑작스럽고 황망한 비보가 있었다.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사건과 관련된 사실관계는 경찰의 발표와 같다. 고인과 관련된 억측과 무분별한 취재는 삼가해달라”고 말했다.
각 정당에서도 애도 논평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충격적인 일”이라며 “노 의원은 진보정치의 상징이자 시대정신을 꿰뚫는 탁월한 정세분석가이자 촌철살인의 대가였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어 “노회찬 의원이 지향했던 진보와 민주주의 가치는 후배 정치인들이 그 뜻을 이어받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유가족에게도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함께 미국을 방문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비보에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너무 가슴 아프고 비통하다”며 “노 의원이 방미 기간 중 드루킹에 대해서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역시 정례브리핑을 통해 노 의원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아침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며 “편히 쉬시길 빌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 소셜라이브 출연도 취소됐다.
노 의원이 고정 패널로 출연하던 JTBC ‘썰전’은 이날 예정된 녹화를 취소하고 26일 방송을 휴방하기로 했다. JTBC 측은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진 상태로 향후 방송 재개 시점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한 이후 진보정당의 간판 정치인이자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나 ‘삼성 X파일’ 문건 폭로로 인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아 1년도 되지 않아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 성산구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됐으며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평화와 정의의 모임에서도 상임대표를 맡았다. 화려한 말솜씨로도 유명해 각종 토론과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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