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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와여 주의 이름을 아는 자는 주를 의지하오리니 이는 주를 찾는 자들을 버리지 아니 하심이니이다” <시편 9 : 10>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economy stupid!)”란 말이 요즘 우리 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최악의 취업률에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를 듯 하고, 수출마저 내리막길이다. 거기에다 폭염까지 지속되면서 그야말로 국민들을 열불 나게 만들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한국경영자 총협회(경총)가 지난 23일 정부에 내년도 최저 임금 10.9% 인상 결정에 대해 재심의 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이에 앞서 최저 임금이 결정 된 이후 편의점 점주 등 영세 소상공인이 집단 휴업 등 불복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 대표가 불참 한 가운데 시간 당 8350원으로 결정 된 내년 최저임금에 반발하는 이유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안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고용부진을 심화시킬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일자리 확대 없는 최저임금 인상…취업자·실업자 양극화 초래 우려
경총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소기업 10개 중 4개사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은 임금 근로자 한 달 치 급여의 63.5%수준에 불과 할 만큼 한계상황에 내몰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지 않으려는 게 아니고 줄 수가 없다’는 안타까운 논리다.
2년간 29%나 인상되게 되는 최저임금은 현실 가능성이 매우 떨어지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내년이면 최저임금을 적용받게 되는 근로자 비율이 프랑스(10.6%), 일본(11.8%), 미국(2.7%)등 보다 훨씬 높은 전체의 25%에 달한다는 점도 인상폭이 우리 경제의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다.
당초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와 가계의 소득을 증가시켜 소비확대와 경제 활성화로 연결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문 정권이 집권한 이래 고용상황은 연 30만명인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연 1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높아진 임금 부담이 전체 고용을 위축시키고 있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일자리 확대 없는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취업자와 실업자 사이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데도, 문 정권은 후유증을 솔직히 인정하기보다는 시장에 부담을 떠넘기려 하거나, 재정을 동원해 입막음을 하려는 데만 급급해 있는 모습이다. 정부가 결국은 기업을 압박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겨우 한다는 것이 최저 임금에 따른 가맹점주의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 주’들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나누는 가맹수수료 인하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물론 가맹본부가 갑질을 한다면 당연히 공정위가 나서서 바로 잡아야 한다. 순수하게 이것 만이라면 지적할 문제가 아니다.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가맹점주의 최저임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겠다” 고 밝힌바 있다. 순서부터 틀린 말이다. 불공정행위를 먼저 없애고, 그런 후에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정했어야 했다. 그러면 지금처럼 탈이 없다.
순서를 뒤바꿔 놓으니 “대책 없이 최저 임금만을 잔뜩 인상해 놓고 문제가 되니까, 뒷감당을 기업에 뒤집어씌우려고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메뚜기 알바 청년, 투잡 중년, 영세 점주들, 촛불시위자들은 한 결 같이 한 목소리를 낸다.
“표 찍어줬는데, 왜 내가 이래야 되나” “왜 나만 갖고 이러시는 거죠” 정부가 융단 투하한 ‘최저임금인상’ ‘주52시간’ 폭탄은 정확히 기업주의 지불 능력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 후에 갖가지 변명을 늘어놓으며 이름도 화려한 각종 대책으로 달래려고 한다. 그런들 무엇 하나. 중상위 임금생활자의 임금 자제, 그리고 지원금을 하위 소득자에게 개별 지급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정답이다.
일 터지면 변명하기 급급한 문재인 정권…최저임금 현실적 대안 시급
이것이야 말로 사민주의 복지국가의 집단지성인데, 우리의 노사정 협의체는 임금 양보를 의제에 올린 적이 없다는 게 아쉽다. 이에 앞서 김영주 노동부장관도 최저임금인상과 관련, 소상공인들과의 마찰에서 실책을 시인하기보다는 가맹본부의 ‘갑질’ 탓으로 돌렸다. 문 정권은 최저임금 인상에 분노한 소상공인들을 달랠 목적으로 부담을 기업에 떠넘기려하고 있다.
‘손도 안 되고 코를 푸는 격’이다. 언제나 무슨 일이 터지면 변명하기에 급급한 문 정권이지만, 이것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 추한 모습뿐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은 기업 및 영세업자들을 무시하고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린 잘못이 크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자꾸 변명하며, 기업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 정책 실패의 원인을 찾아 바로잡고 앞으로는 이런 실책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저임금제도 자체를 점검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표를 던진 공익위원은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정부의 실정(失政)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 위원들이 현장에 가서 소리를 들었다면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정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았다고 해서 결과까지 좋아지라는 법은 없다. 최저임금 인상의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현실에 벗어난 정책은 과감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을 할 필요가 있다. 문제의 본질은 최저임금이다. 문 정권의 경제 각료, 위원들 제발 현장에 가서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봐라. 아무래도 금액조정과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적인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제 정책을 청와대가 주도하려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현장에 맞는 정책 수립과 시행은 각 부처가 책임지고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오직 청와대만 보인다. 책임총리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장관과 부처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다. 이러면 부처들이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정책을 펼치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만 보게 된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못 지키게 됐다고 국민에게 사과를 했다.
사과를 할 일이 아니다. 정책은 아무리 동기가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잘못된 정책이다. 공약을 지키는 것보다 당연히 정책 결과가 좋은 것이 우선이다. 문 대통령은 공약만 내세우지 말고, 실책을 인정하고 유연한 자세가 돼야 한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이 같은 시행착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하수인으로 비위만 맞추며 호가호위하다 정권도, 나라도, 결단 낸 뼈아픈 과거 역사의 전철을 밟는 행위는 이제 피했으면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마지막 노동부장관을 지낸 이상수 전 장관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효과를 충분히 시뮬레이션 하지 않고, 너무 급박하게 추진했다” 며 “미세한 보완책, 인센티브제도 등이 보이지 않고, ‘야당이 발목을 잡네’라며 남 탓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잠언 20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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