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반도체 굴기 대항…팔 걷어붙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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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부 장관 “차세대 반도체 1조5000억원 투자”…기업들도 투자확대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7-30 13:13:39

▲ 정태성 SK하이닉스 사장(왼쪽)의 안내로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정부가 국내 기업 지원사격에 나설 방침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일 SK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찾아 민간기업 투자현황을 점검하고 어려움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방문은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반도체 업계를 격려하고 경쟁국 추격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다.

백 장관은 정태성 SK하이닉스 사장과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진행 중인 투자현황과 계획에 대해 보고받았다.

백 장관은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3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겠다”며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 수성을 위해 미세화 한계에 도달한 D램, 낸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를 대체하는 차세대 소자와 소재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전략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팹리스 시스템온칩(SoC) 설계와 파운드리 기업의 제조공정 연계강화를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산업이 함께 발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8일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또 오는 31일에는 창업부터 성장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개소한다.

백 장관은 “마지막으로 글로벌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의 생산라인 국내 유치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 국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에어프로덕트, 네덜란드 ASML, 미국 AMAT, 일본 TEL 등 세계 유명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을 국내에 유치하기 위해 투자유치 지원제도를 개편하고 입지·환경 규제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중국 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기술에 대한 지원이 작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 정부의 경우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5년까지 약 2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자급률을 70%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점차 좁혀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 역시 조 단위 지원을 통해 ‘초격차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편 기업들 역시 과감한 투자로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천 ‘M16’ 공장 건설을 위해 3조4855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공장 완공 후 장비 등이 입고되면 투자 규모는 총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43조4000억원을 투자한 삼성전자 역시 올해 투자를 다소 줄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계획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대규모 투자·고용·사회공헌 계획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달 초 이 부회장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의 회동에서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비롯한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투자규모가 총 100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은주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유은주 기자 dwdwdw0720@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