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경제학이 어려운 이유는 낯선 용어·수식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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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하일브로너의 한번은 경제공부

필요한 개념들 쉽게 설명…거시적 시각 기르는데 도움주는 책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06 19:05:23

경제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보통 두 가지 난감함에 부딪힌다. ‘맨큐의 경제학’과 같은 교과서를 집어 들면 ‘한계효용’이니 ‘순손실’이니 하는 낯설고 어려운 용어와 수식들이 초반부터 등장해서 벽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는 대체로 독자를 경제학자로 만들려고 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교과서들은 경제학이 ‘선택’에 관한 학문이라고 주장하며 그것을 공부하는 사람의 사고방식 전체를 바꾸기 위해 새로운 개념과 모델들을 차곡차곡 익히게끔 한다.

개인의 선택을 설명하기 위해서 ‘효용’, ‘한계비용’, ‘선호’, ‘기회비용’ 같은 개념부터 하는 식이다. 낯선 개념과 사고방식을 익히느라 지치기 쉽다는 문제점 때문에 오늘날 여러 경제 교양서들은 재미난 필치로 경제학 개념들을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여러 가지 흥미로운 사례와 사고 실험으로 지적 만족감을 줌에 경제학에 대한 거부감을 덜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경제뉴스는 여전히 따라가기 힘들고 쟁점들에 대해 입장을 세우기 힘든 경우들이 많다. 상식을 많이 쌓는다고 해서 거시적인 경제 문제를 이해하는 힘이 길러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하일브로너와 서로는 “이 책은 독자들을 경제학자로 만들기 위해 쓴 것이 아니고, 그보다 훨씬 실질적인 목적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일반 독자들이 경제 문제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며 기존 경제학 입문서들과 선을 긋는다.

그렇다고 얕거나 가볍지도 않다. 꼭 필요한 개념들을 명료하게 설명하여 그것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경제 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 돼 있다. ‘한 번은 경제 공부’는 이렇게 경제학 입문서가 가지기 쉬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 미국에서 호평 받은 보물 같은 책이다.

그렇다면 대체 저자가 독자들이 경제학을 쉽게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 택한 방식은 무엇일까? 서로 연결돼 있는 두 가지 방식을 취한다. 우선 미시적인 개념이 아니라 거시적인 흐름과 상황을 조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꼭 필요하지 않다면 되도록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전문용어와 수식들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은 개인의 선택에서 시작해 시장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경제 교과서의 구성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아주 간단하게 자본주의의 역사와 중요한 경제 사상가들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기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없이는 자본주의를 이해할 수 없고, 이는 의사가 환자의 병력을 파악한 후에야 환자를 잘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