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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찌는 듯한 가마솥더위가 연일 반복되자 은행권에서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여름 이벤트를 펼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만큼 도심에서부터 피서지로 각광받는 주요 해수욕장에 이르기까지 전역에 걸쳐 여름철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은행연합회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전국 6000여개에 달하는 은행 점포가 오는 31일까지 무더위 쉼터로 운영된다. 폭염이 재난 수준에 이르자 일부 점포에서만 운영하던 무더위 쉼터를 전국 대부분 점포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빵빵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힐 수 있을뿐 아니라 냉수를 비롯한 편의물품까지 제공한다.
또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바다로 떠나는 시민들을 위해 이동점포 및 해변은행 등을 운영하고 있다. 불가피하게 해수욕장 등 휴가지에서 은행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밖에도 일부 은행에선 자사 고객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휴가지에서 선보이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어컨 빵빵한 은행 “더위 식히고 가세요”
올 여름 대한민국은 기온이 38도를 넘나드는 등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폭염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선 이달 말까지 전국 6000여개 은행 점포를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은행점포가 7000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든 점포가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는 셈이다.
시민들을 위한 무더위 쉼터 운영에 은행권은 적극 동참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영업점 여건에 따라 수박, 음료 등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에서도 전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개방했다.
전국에 점포를 가진 시중은행도 이에 질세라 적극적인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1031개, 우리은행 878개, KEB하나은행 726개, 신한은행 648개 점포를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더위를 피하러 온 고객들을 위해 냉수 등 편의물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거리 곳곳에 위치한 은행 영업점포가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면서 숨막힐 듯한 더위에 시달리던 시민들은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은행 점포가 무더위 쉼터로 개방된 이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갈수록 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시내에 위치한 무더위 쉼터 점포를 직접 방문해본 결과 고객들이 더위를 잠시 피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 시설이 마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에 위치한 KEB하나은행 지점의 경우 무료로 생수병을 제공하고 있었으며, KB국민은행에서는 시원한 요구르트 등을 제공하고 있었다.
특별히 은행 업무를 보지 않더라도 눈치 볼 필요 없이 휴식이 가능해 방문객들 역시 만족스러운 반응이다. 무더위 쉼터 점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영복(59·여) 씨는 “무더운 여름에 돈을 쓰지 않고 시원한 실내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이 같은 고객 편의 서비스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화문에 위치한 우리은행 지점 관계자는 “주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은행 점포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은행에서 제공하는 일부 무더위 쉼터에선 홍보 및 운영 부족 등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 외부에서는 해당 지점이 무더위 쉼터로 지정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무더위 쉼터라고 안내문만 걸어놓고 운영은 미흡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중은행에서 만난 이윤아(29·여) 씨는 “은행에 직접 방문한 후에야 무더위 쉼터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홍보 부족으로 많은 시민들이 은행을 무더위 쉼터로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은행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무더위 쉼터 운영 소식을 널리 알리고 있다”며 “무더위 쉼터 운영 안내판 등을 표시하며 시민들이 한 층 더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권이 전체적으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다보니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음료를 제공하거나 노약자 분들을 위해 장기판, 바둑판 등을 제공하며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의 무더위 쉼터 운영은 오는 31일까지 운영되며 은행의 자체적인 판단 아래 연장 운영도 가능하다. 이 밖에 은행은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변에 나타난 은행…도심뿐 아니라 피서지 모객 마케팅 활발
은행권에서는 폭염을 피해 해수욕장 등 주요 피서지를 방문한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도 마련했다. 주로 이동점포가 대표적이다. 은행 업무를 보기 어려운 피서지 특성을 고려해 고객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편의를 돕고 있다.
특히 NH농협은행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NH농협은행은 이동점포 ‘NH 윙스(Wings)’를 통해 전국 휴게소 및 축제 현장에 방문하고 있다. 특히 금융서비스가 취약한 농·어촌의 축제 현장을 주로 찾고 있는 상황이다. NH농협은행은 이동점포를 보령머드축제, 영동포도축제, 제주감귤박람회 등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동해안 망상해수욕장에서 이동점포를 운영해 고객들의 만족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뱅버드’와 ‘해변은행’라는 이름의 이동점포를 운영하며 주변상가 잔돈교환, 현급지급기(ATM)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피서지를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 종종 자금 부분에 대한 준비부족을 호소하곤 하는데 은행권의 이동점포가 걱정을 덜어줬다는 반응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해변을 찾는 고객들 중 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때 이동점포에 마련된 ATM기계를 통해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점포가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어냈지만 짧은 운영기간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두 달여간에 걸친 여름 휴가기간에 비해 이동점포의 운영 기간이 다소 짧았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의 이동 점포 운영 기간은 10일을 채 넘기지 못한 채 종료된 상황이다.
이에 은행권은 “확보한 이동 점포 수에 비해 수요가 많아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해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 씨티은행은 자사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비치’라는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위치한 프라이빗 비치는 씨티은행 고객만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오는 1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고객에게 파라솔부터 썬베드, 비치타월, 음료 등을 제공해주고 있다. 또 튜브와 장난감 등을 무료로 대여해준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프라이빗 비치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한 이벤트다”며 “씨티은행 고객만을 위한 혜택을 안겨주면서 은행 홍보를 위해 프라이빗 비치를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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