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트럼프는 공동운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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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김정은·트럼프는 공동운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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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5 12:39:21

“트럼프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 문제에 대한 진전을 핵심 성과로 내세울 것이다”(재팬타임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아시아투데이), 북한은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두 번째 정상회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CNN)

미국 11월 중간선거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전리품으로 내놓으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케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6월 싱가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의 상호 우호적 분위기를 11월까지 끌고 가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밝힌데 이어, 북한 역시 “종전선언’ 없이 비핵화 진전은 어렵다”며 반발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처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잦을 때도 오히려 ‘중국배후론’을 제기하며 중국을 비판한 반면, 김 위원장은 감싸왔다. 기회 있을 때마다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개방적이며 훌륭하다”, “훌륭한 협상가”, “똑똑한 터프가이”라며 치켜세웠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홀대론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한 외교는 북한의 미군 유해 반환과 핵실험장 폐쇄 조치가 이뤄지면서 더욱 힘을 얻었다.

반면 “북한이 ‘핵 리스트’를 제출해야 종전 선언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명분이지만 기실 미국 내 강경파를 다독이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그램을 자신의 정치 스케줄에 맞게 끌고 가겠다는 의도다. 11월 중간선거 때까지 ‘파국도 없고, 특별한 돌파구도 찾지 않겠다’는 전략인 셈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중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고, 북한의 대미(對美) 불만은 이미 극도로 치솟으면서 스케줄 조정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이다. 9월 말 개최되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은 북한이 이미 유엔총회 발언권을 확보해 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입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케줄 조정은 곧 바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한·미 간 사전조율에 따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를 징검다리 삼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스케줄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9월 중순, 평양)→유엔총회(9월말)→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11월 이전, 평양)→동아시아정상회의(11월 초, 싱가폴)’이란 한정된 착지점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의 초침을 11월 중간선거에 맞추는 데는 여당인 공화당의 패배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의 중간선거는 힘의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에 의해 야당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러시아스캔들’ 수사 확대와 지지층 이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239석(민주 193석), 하원 51석(민주 47석)으로 민주당에 앞서 있지만, 지지율에서 민주당에 뒤져있다. 미국 언론들도 민주당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를 11월 중간선거 승리의 견인차로 활용하려 한 트럼프 대통령의 여정도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 북·미간의 합의파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된지 오래다. 트럼프와 김정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만 삐끗해도 모두 공멸한다는 사실을 세 사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사꾼 스타일, 이기적 정치행태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필요성을 못 느끼기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종전선언과 북·미수교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가 하루속히 이뤄지기를 바랄 뿐이다. 시간은 자유와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편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