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으니 실업급여 퍼주겠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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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17 02:39:04

정부가 내년 실업예산을 1조원 이상 늘리고 청년구직활동지원금과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을 신설해 2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한다. 올해 6조2000억 원이었던 실업급여 예산을 내년에는 1조2000억 원 늘려 총 7조4000억 원 편성하겠다는 것이다. 평균임금의 50%를 받던 실업자들은 60%를 지급받게 되고, 지급기간도 기존 3~8개월에서 4~9개월로 늘어난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도 신설된다. 졸업한지 2년 이내의 중위소득 120% 이하 청년 10만 명을 대상으로 월 50만원씩 6개월간 구직활동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총 2000억 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도 별도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자에겐 월 30만원씩 3개월간 수당을 지급하기 위해 200억 원이 투입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야 하니 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에도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다. 올해 약 2400억 원에서 내년에는 700억 원 늘려 약 3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6일 열린 ‘미래대비 고용안전망 확충’ 관련 간담회에서 발표한 것들이다.

이날 김동연 부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를 위해 정부가 고용 안정성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정책을 하면서 제일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일자리인데, 노동시장 유연성이 확보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고용의 안정성 확보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노동시장 경직성에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고용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김 부총리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애써도 모자랄 판에 실업자 양산에 세금만 쏟아 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실을 아는 국민들은 정부가 탁상공론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도 서슴치않고 있다. 국가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틈만 나면 혈세를 쏟아붓고 생색만 낸다는 것이다. 실업급여를 올리는 건 득보다 실이 크다는 데 국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오히려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할 의지를 꺾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힘들게 일하지 않고도 임금의 60%를 주겠다는 데 누가 의욕을 갖고 일하겠는가.

중소기업 인사과에서는 구인광고를 아무리 올려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고 난리다. 심지어 기업에 취직한 청년 중 일부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월급을 현금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 오히려 청년들의 도덕적해이를 부추긴 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직업훈련 학원에선 정부 지원금을 거리낌없이 편취하고 있다. 학생 개인이 수강할 경우엔 한 달에 40만원이면 되는데, 정부 지원금을 받을 땐 100만원으로 뻥튀기된다. 국민들이 피땀 흘려 번 혈세가 눈 먼 돈으로 전락하는 건 한 순간이다. 실업급여를 확대하는 게 정말 일자리 확대에 도움이 될지 의문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김 부총리가 실업급여를 1조2000억 원 늘린다고 발표한 당일 상반기 상장사들의 실적도 발표됐다.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의 순이익이 마이너스 7%를 기록했다. 주가와 경제지표에 이어 기업 실적마저 악화되면서 하반기 한국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의 실업급여를 1조2000억 원 인상안을 두고 차라리 1조2000억 원 규모의 기업을 만드는 게 어떠냐는 푸념마저 내놓고 있다. 차라리 그 편이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거라는 시선이 다분하다. 방향성마저 엇나간 정책에 국민의 혈세가 또 다시 대거 투입되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