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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혈세낭비만 가져 온 현 정부의 J노믹스 경제정책이 끝내 일자리 참사를 몰고 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지난달 일자리 절벽 사태는 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이 충분히 진단하고 예견해 온 분석들이 현실로 터진 것에 불과하다. 그것도 추가적인 경제붕괴 도미노 현상의 시작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공황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경제라인과 정책당국자들은 많은 경제지표들의 적색경고에도 일관되게 장밋빛 전망을 계속 내놓았지만 결국 틀렸다. 소득주도성장, 경제민주화, 인위적 기업재편 등 자유시장 경제논리에 어긋나는 엉뚱한 곳에 방점을 찍고 잘못된 길을 간 결과는 그야말로 참담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 위기의 끝에는 빚더미가 쌓이고 가난으로 내몰린 국민들이 마치 폐인처럼 서 있는 형국이다.
지난달 5000명에 불과한 전년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을 찍은 지표다. 작년에 비해서는 연간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이 63분의 1에 불과해 쇼크를 줬다. 일자리 감소에 따라 놀고 있는 경제가능 인구 수의 증가로 올들어 7개월 동안 100만명이 넘는 실업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또한 IMF 환란 이후 18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히 백수사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경제위기 싸이렌이 울리고 있다.
결국 정부는 일자리 예산에 수집조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말았다. 대책없는 퍼붓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하지만 일자리 참사에 따른 경제파국의 파문은 이제 시작이다. 그 쓰나미가 우리 경제 전 부문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거시경제 지표까지 조만간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시그널은 서민을 위한 정책의 중심에 있는 서민들부터 보이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그 중에서도 자영업자들의 분노에 찬 눈물 깃발이 펄럭인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50~60대들의 위기가 40대로 확산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40대의 지난달 취업자수를 보면 1년전에 비해 무려 14만7000명이나 폭락해 이 역시 국가부도 위기상황이었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40대 백수의 증가는 앞으로 생계형 창업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전망돼 자영업의 위기를 심화시킬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자영업 위기는 이미 벼랑끝까지 와 있는 상태다. 자영업 중 대표업종인 음식점만 해도 작년 한 해동안 18만1300여곳이 개업하고 16만6700여곳이 문을 닫아 폐업비율이 무려 92%에 달했다. 글로벌 위기 이후 3년만인 지난 2011년 93.8%를 보인 폐업비율이 박근혜 정부시절 꾸준히 줄다가 정권 말기 혼란한 시기부터 오름세로 돌아선 이후의 결과다. 불과 6년만에 음식점 10개가 창업하면 9개가 넘게 폐업하는 자영업 몰락이 작년에 이미 현실화 된 격이다.
정부는 이 같은 식당들의 집단 폐업사태에 최저임금인상이라는 확인사살까지 한 연출을 하고 말았다. 불난 집에 부채질 정도가 아닌 시너를 뿌린 셈이라는 자영업자들의 탄식과 비아냥은 집단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문제는 대거 늘어난 40대 백수들이 이판사판 자영업 대열에 합류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따라서 일자리 문제와 함께 자영업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른바 풀뿌리경제 근간이 뿌리째 흔들린다. 이는 국민경제 전반에 미칠 국가위기에 준한 사태다.
자영업 대책에서 정부는 이미 우왕좌왕 하고 있다. 특히 일시적 땜질처방은 금물이지만 이미 그 발걸음을 떼고 있다. 땜질은 겉으로 좋아 보일지 모르지만 자영업 위기를 키울 뿐이다. 봉합은 스테로이드 처방이 될 수 밖에 없고 약물 효과가 사라지면 시장 자체가 뒤틀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일자리 정책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일자리 땜질정책은 퍼붓기를 필연적으로 수반해야 했고 퍼주기는 혈세낭비와 더불어 시장의 자율기능까지 약화시켰다. 수많은 당사자들은 지원이 작아지거나 종료되면 곧장 드러나는 자생력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을 위한 직·간접 지원책은 필요하지만 근본대책이 급하고 아쉽다. 인위적인 임대료 완화정책이나 카드수수료 인하 등은 위험성을 반드시 동반한다. 잠시 병을 치료한 듯 보이겠지만 인위적인 시장개입에 따른 또 다른 위기가 자영업자들을 덮친다. 자유시장에서 정부가 이윤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한쪽이 양보해야 할 경우 이를 수용할 도덕률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절대 안 된다.
자영업과 관련된 안정 자금, 장려금, 세제 혜택 등의 직접 지원도 마찬가지다. 당장은 효과를 보겠지만 지원이 중단됐을 때 오는 역풍을 감안해야 한다. 시장의 자율정화 기능이 미약해지면 더 많은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떠 안아야 하는 탓이다. 임대차보호 관련 법제를 강화하는 방안은 잘하는 것이지만 부채를 안고 있는 서민형 단독건물주들의 2차 위기를 감안하면 이 또한 짚어볼 여지가 많다.
식당의 3년 평균 생존률은 30% 안팎이다. 5년 생존률은 17~18% 정도로 뚝 떨어진다. 이 생존률 조차 가계들의 손익이 파악되지 않는 허점이 있다. 적자가 나도 문을 여는 가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적자에도 운영을 계속하다가 거액의 빚을 지고 끝내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빗더미에 눌린 채 폐업하는 음식점이 허다하다. 결국 한해 기준의 개업·폐업 평균비율이 정확한 생존률인데, 그 수치가 작년에 90%를 이미 넘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이런 사태일수록 정부는 자영업에 대한 냉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여론에 끌려 무작정 지원하는 식은 많은 국민들을 배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혈세를 눈 앞에서 낭비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시한부 생명만 연장해 빚을 더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영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흔한 지적이지만 고기잡는 법에 대한 철저한 교육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가령 새로 뛰어드는 음식점주들의 경우 성공의 3가지 키포인트인 주방(맛), 홀서비스, 가계 위치(목) 중 목을 가장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물론 가계가 번성하기 위한 조건에서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장기생존을 하거나 성공하는 음식점의 공통된 특징은 창업주가 주방의 맛을 장악한데 있다. 홀서비스가 그 다음을 차지하고 마지막은 목의 성공 순위를 보이고 있다.
음식점의 성공요건은 결국 맛을 만드는 창업주의 능력이 제일 중요하고 경제정책 등 거시적 환경이나 인근의 대형마트 등 미시적 경쟁환경은 2차원인인 경우가 많다. 정부는 이 같은 본질을 들여다 보고 거시·미시적 환경들을 주변적인 지원정책으로 삼고 근본적인 대책을 중시해 예비창업주와 사업주들의 능력을 키우는 사업을 다각적으로 벌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막연하게 시작하려고 했다가 큰 어려움이 예상되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판단을 하게 된 예비창업자들이나 사업주들이 자연 조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일자리와 자영업 대안에 공무원 증원은 대책이 아니다. 가장 최악의 대안이 공직 증원이라는 점이다. 공무원 1명만 증원돼도 경제손실 효과가 연 30억~100억이라는 분석까지 시장에서는 회자된다. 그만큼 공무원은 기본생리이자 관행이 시장의 이윤창출을 위한 위험을 담보하지 않고 앞장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규제위주의 업무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생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 증원은 지금의 추세만으로 문제가 심각하기도 하다.
일자리 참사는 진행형이지만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처방과 수술법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일자리는 언제든 절벽을 넘어 대붕괴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 늘리기가 절대 금기사항이라면 탈출구는 하나다. 현 정부의 경제운용 기본방침들을 즉시 중단하고 시장경제 본래의 기능이 역동하도록 하는 정책의 전환 뿐이다. 자유시장의 원리를 정면으로 무시한 정책들이 계속되는 한 일자리 붕괴를 신호탄으로 한 한국경제 위기상황은 되돌릴 수 없는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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