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콩고에 한국기업 전자투표기 수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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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시민·야당, 부정선거 이용 가능성 우려해”…선관위 ODA 사업 재검토해야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8-21 13:17:52

▲ 오는 12월 콩고 대선에 사용될 한국산 전자투표 단말기들이 인천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블룸버그통신 콩고특파원 트위터]

지난 9일 콩고민주공화국 시민단체인 ‘프리덤 파이터’가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올해 12월 23일 실시하는 콩고 대통령선거에 부정선거가 우려되는 한국 기업 ‘미루시스템즈’의 터치스크린 투표시스템이 도입되는 걸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한국기업의 전자투표 시스템이 콩고에 수출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에서 “중앙선관위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콩고에 전자투표를 위한 중앙서버를 무상으로 구축하고, 그 과정에서 ‘미루시스템즈’가 단말기를 공급하도록 알선해줬다”며 “하지만 콩고의 상황은 아직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적절치 않고, 도리어 부정선거에 대한 강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선관위가 콩고에서 진행한 ODA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콩고는 독재와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조세프 카빌라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과정에서 천여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콩고 시민들과 야당은 높은 문맹률, 인터넷·스마트폰 등 IT기기 경험 부족, 열악한 전기 인프라 및 도로 사정 등의 이유로 전자투표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언론과 국제사회도 현지 정치 상황과 함께 콩고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논란과 횡령 전력 등을 지적하며 한국 기업의 전자투표 시스템 도입이 부정선거에 이용될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중앙선관위는 ODA 사업의 일환으로 A-WEB을 통해 콩고, 우즈베키스탄, 피지, 엘살바도르 등에 전자투표를 위한 중앙서버를 무상으로 구축하는 ‘한국선거제도 해외전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 수행 과정에서 A-WEB은 전자 투·개표 단말기 공급을 수의계약해 한국 기업인 미루시스템즈가 독점하도록 알선했고, A-WEB은 전자 투·개표기 수출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나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ODA 사업이 다른 나라의 선거와 정치체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면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야 한다”며 “전자투표가 부적합한 국가에서조차 전자투표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며 진행하고 있는 중앙선관위의 ‘한국선거제도 해외전파’ 사업은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