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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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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열릴 때면 국민들의 최대 화젯거리는 메달 수와 순위 경쟁이다. 우리나라의 순위는 몇 위고 몇 개의 메달을 땄는지, 이웃나라와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등에 많은 관심이 쏠리곤 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도 어느덧 10일차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2위 수성과 이전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선수들의 연속 우승 여부다. 일부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했던 선수들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2위 수성은 쉽지 않아졌지만, 의외의 선전을 기록한 선수들도 있었다.
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30대의 나이에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한 남자 레슬링 조효철 선수는 예선에서 부상을 입은 채 경기에 임했지만 어린 딸을 위해 아픔을 참으며 결승까지 올랐고, 극적인 역전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많은 매체들은 숨겨진 그들의 이야기보다 메달과 순위 경쟁에 더 관심이 쏠려있었다.
물론 스포츠에서 경쟁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메달과 순위 이전에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지 못한 길을 도전하려는 자세가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과거 오직 1위만을 외치던 시절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각종 매체들은 경쟁에만 집중하고 있어 씁쓸할 따름이다.
기자 역시 일침을 가하면서도 속으로는 뜨끔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 대한민국 선수단의 2위 수성이 어렵다는 내용으로 기사를 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라도 그런 모습에서 벗어나 스포트라이트 밖에서 선전한 선수들을 조명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얼마 전 K3리그 구단 중 최초로 K리그 클래식 팀을 꺾은 양평 FC를 취재했다. 그때 팀 관계자가 “이번 경기를 계기로 K3리그나 같은 리그 소속 팀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하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성과를 이뤘다는 이야기가 아닌 깜짝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뿐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성적지상주의에 빠져 스포츠를 경쟁의 관점에서 봐왔다. 승리와 패배,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 요소로 판단하지 말고, 선수들이 남 몰래 흘렸던 땀과 눈물에 관심을 갖는다면 스포츠는 우리에게 또 다른 울림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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