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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났던 두 정치 거물의 정계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인공은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다. 특히 양당 통합을 기본 축으로 하는 ‘보수대통합’ 논의가 내년 1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본격화 될 전망이어서 안철수·홍준표 두 전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은 자신의 정치 복귀에 도움을 줄 만한 조력자를 일찌감치 점찍어뒀다는 공통분모도 지니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를, 홍준표 전 대표는 김무성 의원을 각각 정치 복귀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
손학규 당 대표 당선에 물밑지원 자처한 안철수…“정치복귀 교두보 확보” 평가
안 전 대표의 정치복귀는 지난 7월 정치일선 퇴진의사를 밝힌 기자회견 때부터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안 전 대표는 당시 “정치일선에 물러나 성찰과 배움의 시간을 갖겠다”며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더 깊이 공부하고 깨달음을 얻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석에서 “국민이 부르면 언제든 다시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져 그의 기자회견 발언은 ‘휴식’의 의미로 해석됐다.
지난 2일 친 안철수계 인사로 분류되는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신임 당대표에 당선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시기가 임박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이전에 손 대표의 당선을 암암리에 도운 사실이 전해지면서 정치 복귀를 위한 교두보 마련에 성공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앞서 독일행(行)을 선언했던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싱크미래’ 사무실에서 바른미래당 친(親) 안철수 계인 P의원을 만나고 있던 중 갑자기 나타난 기자를 피해 계단을 뛰어 내려가는 동영상이 공개된 바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는 “손학규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복귀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줄 유일한 사람이다”며 “당 대표 선거에서 손 대표가 하태경·이준석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점을 감안하면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 복귀를 위해서라도 돕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손 대표가 당권을 확보함에 따라 정치 복귀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통합론자인 손 대표가 주축이 돼 보수대통합을 이뤄낸다면 안 전 대표는 보수통합신당의 더 큰 자리에 앉는 수순을 밟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손학규 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촉발될 것이다”며 “헤쳐모여를 통한 보수야당 통합 여부에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시점과 형태는 내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논의의 가닥이 잡힌 후 구체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지난달 31일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보수통합 쪽에서 대안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는 “바른미래당이 내분으로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에 미련을 두기 보다는 통합 보수야당의 대권주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통합 논의에 나서는 손 대표의 발길에 안 전 대표의 의중이 실려 있다고 보면 된다”고 해석했다.
보수참패 책임론 홍준표, 김무성 거취 따라 정치 복귀 여부 판가름
지방선거 참패 후 미국으로 떠났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최근 정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홍 전 대표는 SNS 활동을 전개하며 정치 복귀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오는 15일 귀국하는 홍 전 대표는 연일 자신의 정치역정이 담긴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SNS를 통해 “상대방의 프레임에 갇혀 이를 해명하는데 급급해 허우적 대다보면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된다”며 “우리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일에는 “앞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도 고려중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여럿 존재한다. 우선 당내 사정이 녹록치 않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을 궤멸수준까지 몰락시킨데 대한 책임을 물어 홍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심지어 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홍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 온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홍 전 대표의 귀국 이전 당 혁신안을 내놓아 그의 발을 묶어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인적청산 등 당 혁신에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주류와 비주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김 비대위원장이 홍 전 대표를 상대하기는 버거울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김병준 위원장이 만약에 친박, 친이 핵심 몇 사람만 인적 청산했어도 리더십이 섰을 것이다”며 “그런데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으려다가 하나도 못 먹는 꼴로 전락 했다”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는 내년 1월 전당대회에서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김무성 의원의 거취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의 자유한국당 복당을 성사시킨데 이어, 같은 해 12월 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 김무성 계인 김성태 의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친 홍준표 계와 함께 당 주류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당권을 거머쥔다면 홍 전 대표의 정치 복귀 시점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의원은 “(자유한국당 내) 김무성 세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로 현재는 김무성 의원이 제일 유력한 것이냐’는 질의에 “제가 볼 때는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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