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주택거래는 인정받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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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가족 간 매매거래 시 주의점

매매 입증할 수 있는 자료 필요…매매가액에 주의도 필요해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9-10 09:57:14

서울 강남에 2주택을 가지고 있는 김모 씨는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택 하나를 양도하려 한다. 하지만 양도하려는 주택의 시세가 20억원에 달해 매수자가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들에게 증여하자니 증여세가 많아 이 또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던 김 씨에게 마침 아들 A씨가 아버지의 주택을 사겠다고 제안을 했다. 이 경우 세금 측면엔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족 간 부동산 거래는 증여로 추정

일단 가족 간 부동산 매매를 일반적인 거래로 보긴 어렵다. 특히 부모 자식 간 부동산 거래는 증여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매매로 위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세법에서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간 매매는 증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 간이라도 실제로 매매대금을 주고받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만 있다면 매매로 인정해주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김 씨가 매매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선 일반 부동산 거래와 마찬가지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아울러 매수자인 아들의 주택 구입 대금에 대한 명확한 자금 출처와 함께 금융기관을 통한 매매대금 입출금 내역을 제출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

가족 간 거래 시엔 매매가액 유의

김 씨는 가족 간 거래가 증여로 추정된다는 사실을 듣고 급하게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매매대금 수수 내역을 입증할 수 있는 금융 거래 자료를 남겼다. 그러나 이같은 준비를 했다고 문제의 여지가 없어지진 않는다. 이는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매매가격을 낮게 책정해 양도소득세를 낮추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법에서는 시가를 기준으로 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한다. 만약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시가와 매매가격 차이가 시가의 5% 이상이거나 3억원 이상이면 해당 매매가격을 인정하지 않고 시가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김 씨가 시가 10억원인 주택을 아들에게 8억원을 받고 시가보다 저렴하게 넘겼다면 세무서에서는 매매가 8억원을 인정하지 않고 시가 10억원으로 양도소득세를 다시 계산하는 식이다. 이 경우 김 씨는 9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넘겼기 때문에 양도차익 중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지 못하며 일부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특히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는 양도소득세뿐만 아니라 매수자 입장에서 증여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시가와 매매가액 차이가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액만큼 증여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거래 후엔 명확한 자금 흐름이 필요

가족 간 거래 시 거래가 완료된 후 매매자금 흐름을 확인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매매대금이 아들에게 변칙적인 방법을 통해 다시 흘러가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식이다. 만약 김 씨가 아들에게 받은 매매대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면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본인 명의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매매대금이 자녀에게 다시 되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할 서류를 남겨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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