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합가해 양도소득세를 물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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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세무사의 ‘세무테크’…합가로 인한 세금 발생

주소 이전으로 1세대 다주택자 될 수도…꼼꼼한 검토 필요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9-17 12:09:46

어린 두 자녀와 부인이 있는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양도소득세를 신고하기 위해 세무사를 방문했다. 아파트를 매도한 그는 이미 매수인에게 명의이전을 한 상태였다. 1세대 1주택자가 된 A씨는 세금을 낸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은 채 세무사에게 양도소득세 신고를 의뢰했다.

기본적으로 1세대 1주택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법상 비과세란 표현을 사용하고 국가도 과세권을 포기하며 납세자 역시 신고의무가 없다. 그런데 A씨는 비과세 요건을 두고 세무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예측하지 못한 상황과 마주했다.

그는 세무사로부터 “주민등록상 동일세대에 다른 주택을 갖고 계신분이 없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장모님이 혼자 사시는 게 안타까워 대략 1년 전부터 함께 살고 있었다. 장모님의 주소는 최근에 이전시켰다.

따라서 “잔금받기 20일 전쯤 주택을 갖고 있는 장모님 주소를 우리 집 주소로 옮겨 놨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은 A씨가 안냈어도 될 세금을 내게 됐다는 답변으로 돌아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민등록을 이전함에 따라 장모님은 A씨와 동일 세대원이 됐고 이에 양도일 기준으로 1세대에 2주택이 됐다.

실질 내용상 장모가 동거하며 동일세대를 구성해도 양도일까지 주민등록을 옮겨놓지 않았다면 세무서에서는 동거사실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비과세 처리가 가능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소이전으로 인해 주민등록상 명백히 1세대 2주택이 됐다. 물론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합가하는 경우 2주택이라도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60세 이상이라는 연령기준이 있어 연령기준 보다 젊은 장모는 이 혜택도 받지 못한다.

A씨의 경우도 젊은 장모가 문제가 됐고 한탄해도 소용없었다. 그는 외형상 비과세 요건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법 규정을 몰라 양도 직전에 주민등록을 이전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실수라는 표현이 부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도 상황이 수 억원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된 상황으로 돌변했으니 무척 아쉬운 상황인건 분명하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주민등록상 동일 세대원이 2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3년 이상의 주택을 매도할 때 잔금일 직전까지 다른 주택소유자의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 놓는다면 1세대 1주택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 물론 배우자나 결혼하지 않은 미성년자 등의 경우 별도세대를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등록을 이전해도 동일세대가 되며 여전히 2주택인 상태로 과세가 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이처럼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세금을 아예 내지 않거나 훨씬 적게 낼 수 있다. 그럼에도 미리 검토 없이 부동산을 양도해 많은 세금부담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재산처분은 수억대의 현금이 수반된 거래이므로 사전에 준비하고 상담하는 절차를 거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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