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빚 3000만원 육박…이자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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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잔액 기준 대출금리는 3년만에 최고…집 값 상승 주원인으로 지목

나광국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17 14:05:08

올해 국민 1인당 가계 부채가 29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쯤엔 300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2분기 1인당 가계 부채가 2892만원으로 빚이 늘어난 상태에서 대출금리마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계의 이자부담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가계신용, 통계청 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1493조1555억원, 올해 중위 추계 상 인구는 5163만5000명으로 1인당 2892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저축은행·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합친 지표다.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로 활용된다.

국민 1인당 가계 부채는 2004년 3분기 1004만원으로 처음으로 1000만원대 돌파했고 2013년 4분기에는 2021만원으로 2000만원을 돌파했다. 2000만원대로 올라서기까지 9년이 걸렸지만 2015년부터는 속도가 붙었다. 정부가 빚내서 집사기를 장려하며 담보안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 영향이다.

2015년 1분기 2153만원이던 1인당 가계 부채는 2년 뒤인 2017년 1분기 2642만원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단숨에 500만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도 2013~2014년 4~5%대에서 확대해 2015년 4분기~2017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불어나는 가계 부채를 잡기위해 정부가 각종 대출 규제 정책을 펴내면서 1인당 가계 부채 증가 속도도 둔화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6%, 2분기엔 7.2%로 2015년 이전의 증가율 수준까지 낮아지진 못했다.

현재와 같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세를 이어가면 올해 4분기에는 1인당 가계 부채가 3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가구당 부채는 2분기 말 7560만원으로 1년 전보다 6.3% 늘었다. 가구당 빚도 2015년 4분기~2017년 2분기 9~10%대 증가율을 보이며 급격히 불어났다.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추세로 대출자들의 빚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잔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7월에 연 3.55%로, 2015년 7월(3.58%) 이래 가장 높다. 1년 전보다 0.3%p올랐다.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부채는 한은으로선 딜레마다. 가계 부채 증가에 브레이크를 걸려면 금리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그러나 금리를 올렸다간 자칫 한계가구가 위기에 빠질 우려도 있다. 게다가 지난달 실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늘어나는 등 고용 사정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가계 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증가율을 웃돌아 금융 불균형의 정도가 쌓여가고 있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 다만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해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나광국 기자 kkn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