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송금한 돈, 이제는 돌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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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오송금 관련 채권, 예보가 매입해 송금인 피해 구제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18 14:35:09

직장인 A씨는 예전에 B씨에게 빌린 돈 90만원을 갚기 위해 송금하던 중 실수로 직장동료였던 C씨에게 보내고 말았다. A씨는 수취계좌 관리지점을 방문해 환수조치를 요구했으나 수취은행은 예금주인 C씨와 연락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은행은 예금주의 동의 없이 임의로 착오송금된 금액을 출금해 반환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금융위원회(이하·금융위)는 이 같은 착오송금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8일 밝혔다. 간담회를 통해 착오송금 구제방안도 발표됐다.

구제방안의 주요내용에 따르면 수취인 거부로 반환되지 않은 착오송금 관련 채권을 예금보험공사(이하·예보)가 매입해 송금인의 피해를 신속히 구제할 방침이다. 매입대상은 착오 송금일로부터 1년 이내의 채권이다. 송금금액 기준으로는 5만~1000만원 대상이다.

예보는 착오송금 수취인을 상대로 소송 등을 통해 착오송금을 회수하며 회수된 자금은 착오송금 채권의 매입자금으로 다시 활용해 구제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추후 사업성과 등을 고려해 구제대상 확대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착오송금 발생 건수는 9만2469건이며 피해 금액은 2385억75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5만2105건으로 전체 발생 건수 중 56%에 달했고 금액으로는 1115억3300만원 수준이다.

착오송금 피해사례는 온라인·모바일 금융거래 증가와 함께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송금인에게 반환되지 않는 경우가 절반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송금인에게 금전적 손실이 야기되며 금액을 받기 위해 소송이 진행되는 까닭에 사회 전체적으로도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은행 직원들도 착오송금 문제로 곤란한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창구직원들은 착오송금 발생 시 수취인 연락, 반환, 사후관리 등 민원 업무의 특성상 영업점에서의 업무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아울러 착오송금 반환 거부가 발생하면 이로 인한 법적 이슈로 인해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금융당국을 비롯한 정부, 국회 등 관계자들은 착오송금 구제방안 마련을 통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착오송금 피해 구제를 위한 정책마련 필요성에 공감하며 착오송금 구제를 위한 예금자보호법 개정 등 입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착오송금 구제를 위해선 예금보험공사 업무범위에 착오송금피해 구제업무를 추가하며 구제계정의 설치, 운영 등에 대해 규율하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착오송금 구제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경우 1년간 발생한 착오송금 중 82%정도를 구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액 대비로는 약 34%를 구제할 수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간 착오송금 문제는 개인의 실수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착오송금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게 되는 재산상 피해를 생각하면 단순히 개인의 실수로만 간주할 수 없다”며 “따라서 정부는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송금인의 피해를 신속히 구제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금융권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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