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쥔 문재인·반환점 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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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쥔 문재인·반환점 선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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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19 06:32:29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한반도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 여정이 반환점을 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지리한 기(氣) 싸움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을 대화국면으로 끌어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3개월째 겉돌고 있는 북·미 협상 재개가 절실한 만큼,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전망이 어둡지 만은 않다.

‘종전선언’에 앞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행동을 요구하는 미국과, “비합리적 요구”라며 일괄타결을 주장하는 북한과의 간극을 좁힐 해법 찾기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문 대통령의 최대 목표다. 특히, 70여 년간 이어 온 남·북 간 무력대치를 종식하고, 북한의 개방을 유인할 수 있는 분단이래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어깨도 가볍진 않다. 그는 지난 4월 국가전략을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집중’으로 수정하고, ‘북한비핵화’와 ‘북미수교’ 일괄 타결을 목표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를 내주는 대신 북·미수교를 통해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발전을 꾀하려는 그의 구상은 대북 강경파에 포위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와 맞물리며, 북·미 대화의 가닥을 다시 잡아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남·북 정상이 지난 5개월 동안 세 차례나 만난점은 이 같은 절박한 상황을 방증하고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성패의 관건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과 시간표를 제시하고 이를 공식화 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 문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미션 또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시설과 개수, 플루토늄과 우라늄 보유량 공개를 약속 받는 것이다.

미국은 풍계리 핵 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 실험장을 폐기한 것은 ‘미래의 핵위협’을 제거한 것일 뿐 ‘현재의 핵위협’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경계하고 있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호소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내놓지 않고 있다. 빨개 벗긴 채로 북·미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다행인 점은 문 대통령이 사실상 비핵화 협상의 전권을 갖고 있어 김 위원장 설득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 때만해도 ‘비핵화’ 의제는 북·미 협상에서 다뤄질 사안이었다. 하지만 정치적 운신의 폭이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수차례 요청했다.

‘한반도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 여정의 반환점을 돌 수 있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는 김 위원장의 결심에 달려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시간표 제출을 공식화 한다면 문 대통령은 이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북한비핵화와 종전선언 일괄타결’을 놓고 벌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설령 일괄타결이 무산된다해도 ‘북·미평화협정’은 ‘남·북·미·중·일·러’ 다자간평화협정으로 전환돼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중간선거 패배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배짱을 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체제안정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잡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와 이행의지를 국제사회를 향해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만 남·북 모두 ‘한반도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 을 향한 운신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