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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개발부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인근의 중소 규모 택지에 3만5000호의 주택을 1차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도권 인근 지역에 330만㎡(100만평) 이상의 3기 신도시 4~5곳을 추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택 공급 계획은 지난 8월 27일 발표한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책의 1차 실행 계획이라 할 수 있다. 국토부가 밝힌 택지 17곳은 서울이 11곳, 경기가 5곳, 인천이 1곳이다.
이중 서울은 성동구치소, 개포동 재건마을1, 경기권에서는 광명 하안2, 의왕 청계2, 성남 신촌, 시흥 하중, 의정부 우정 등이 공급 후보지로 지정됐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기 위해 '대규모 신도시'를 카드를 꺼내든 것은 이전까지 추진했던 ‘그린벨트 해체’ 카드가 서울시와의 의견 차이로 결렬됐기 때문이다. 사실 그린벨트 카드는 서울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가장 쉬운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서울시가 제시한 도심 내 유휴부지 활용 방안도 좋지만 이는 땅의 크기가 작아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에 사람들은 3기 신도시의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지로 떠오르는 곳이 경기도 고양·안양·하남·남양주·광명·김포 등이다. 이중 광명의 시흥지구와 하남의 감북지구는 가장 유력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발표에 대해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1기 신도시보다 가까운 곳에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신도시 조성을 통한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해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이들도 많다.
이유는 국토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의 집값을 잡기 위한 것임에도 서울을 비껴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국토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서울에 직접 공급되는 주택의 물량은 30만 가구 중 3만 가구에 불과하다. 나머지 27만 가구는 서울이 아닌 경기권에 집중돼 있다.
무섭게 치솟은 서울과 달리 경기권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소강상태에 빠졌는가 하면 일부지역은 미분양도 남아 있는 상태다. 이 상태에서 대규모 택지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때문에 공급 물량이 넘치는 경기권 주민들은 주거지역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지구 개발을 원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하며 임대주택 비중을 늘리기로 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두 번째는 신도시를 선정한 후 주택을 공급하고 사람이 안정된 생활을 누리기 위해선 교통과 기반 시설들이 갖추어져야 한다. 따라서 주택공급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7년에서 10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신도시 개발에 최소 7년 정도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 집값을 잠재울 만한 카드로 이번 정책은 그 효과와 시간이 너무 멀다.
게다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방향을 전환한다거나 수정이 가해질 경우, 신도시 조성 사업을 더욱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책의 추진 속도와 시행이 이번 정책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정책은 근시안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큰 틀 안에서 실행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은 무의미한 효과를 가져올 수 뿐이다. 또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겉만 화려한 정책도 필요 없다. 때문에 일단 질러보고 나중에 수습하겠다는 생각은 더더욱 위험하다.
그래서 이번 국토부 정책을 두고 많은 이들이 재건축이나 재개발이란 카드를 외면했다는 점과 유사한 거리의 수도권 지역에도 빈집이 많다는 점을 예로 들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물량 공세나 숫자 놀음은 단지 숫자 놀임일 뿐이다. 정화한 수요 예측이나 조사 없이 그저 밀어붙이기식 신도시 대안은 새로운 투기 수요만 몰려 땅값 상승을 부추길 위험이 높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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