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미래세대에 던져진 방탄소년단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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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해답은 스스로 사랑 하는 것. 청년 스스로 목소리 내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9-25 15:36:25

과거에도 그랬겠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선 유독 부정적 단어가 자주 입에 오르내린다. “힘들어”, “해 봤자야”, “안 될 거야” 등 사실상 ‘포기’의 의미를 내포한 문장 또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기회의 평등이 보장된 사회에서 같은 목적을 지닌 이들이 많아지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결과로 해석된다. 대학입시부터 취업까지 서로 엇비슷한 수준을 가진 이들이 한정된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다 보니 자연스레 승리자와 패배자가 나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하는 정치권의 입장에서 청년 정책에 특히 골몰하고 깊이 고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세대가 비록 경쟁에서 패배했을 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재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최소한의 울타리가 바로 청년 정책이기 때문이다. 정권 차원에서 청년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 문재인정부 역시 청년 일자리 문제를 미래세대의 운명, 나아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해결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외부요인에 의한 해결은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과 기존 기성세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젊은 세대 스스로가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책, 그리고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젊은 세대 스스로의 의식 개선이 이뤄져야 비로소 문제 해결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국민 모두가 하나 같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다만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당사자와 제3자로 나뉘다 보니 서로의 입장차가 생겨나고 나아가 세대 간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성공 사례와 그들이 던진 메시지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상당한 ‘울림’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특히 방황하는 미래 세대에게는 귀감이 될 만한 ‘모범답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방탄소년단의 성공 메시지는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유엔총회를 통해 전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그들은 한국 가수 최초로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가졌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리더이자 ‘랩몬스터’로 불리는 RM(본명·김남준)은 마이크를 잡고 유창한 영어로 자신들의 스토리를 풀어냈다. RM의 연설 초반부는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그는 “9~10살 무렵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남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별을 보면서 꿈꾸지 말고 실천해보자고 생각했고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다”면서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는데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처음 음악 세계를 접하게 된 계기를 풀어낸 RM은 본격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성공 과정을 풀어냈다. RM은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그 때 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면서 초기 힘들었던 과정을 술회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며 “멤버들이 있었고 아미(ARMY)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인들에게 묵직한 울림이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RM은 “실수하고 단점이 있지만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을까’의 해답은 우리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어 “여러분 목소리를 내달라”며 “여러분의 스토리를 얘기 해 달라”고 덧붙였다.

7분 간 이어진 RM의 진솔한 연설이 끝난 후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들은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자신과 방탄소년단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성공의 과정 속에서 느낀 ‘성공의 마음가짐’을 진정성 있게 풀어낸 데 대해 세계 유력 인사들이 진심으로 호응한 것이다. 특히 모든 국가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젊은 세대의 정신과 마음가짐을 그들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자신들의 사례를 통해 환기시켜준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꼽혔다.

우리나라 역시 이번 방탄소년단의 연설이 남긴 ‘울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스로를 ‘벼랑 끝’이라 여기고 타인에 대한 원망부터 쏟아내는 젊은 세대들의 경우엔 더더욱 그래야 한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방탄소년단의 마음가짐과 정신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만든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특히 실수나 단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개성으로 승화시킨 ‘자신감’이야 말로 진정한 ‘청년정신’이라는 점을 뇌리 속에 새겨 넣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삶을 개척한다면 본인과 주변, 나아가 국가 전체가 부강해진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없는 절대불변의 진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위대한 아이돌 방탄소년단이 전한 ‘울림’ 속에는 자신들의 틀 안에 갇혀 청년문제를 대하는 기성세대와 스스로를 수렁 속에 밀어 넣고 눈과 귀를 틀어막은 젊은 세대들 간에 간극을 줄이고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김신 s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