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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에베소서 6 : 16 ~ 17>
구약성서에 보면 ‘이삭’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에서’와 ‘야곱’이다. 에서는 장남이고, 야곱은 차남이다. 차남인 야곱은 모친과 모사해 어리숙한 에서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 권을 탈취하고 눈이 어두운 이삭을 속여 축복을 받는다. 그 뒤 12지파의 아버지가 된다.
이씨 조선에서도 보면 수양대군도 야곱처럼 차남이다. 세종의 차남으로 태어나 어린 조카가 왕위에 오르자 조카를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자다. 야곱은 그나마 배고픈 형 에서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 권을 탈취했지만, 수양대군은 형의 아들을 죽여 가문의 혈통을 끊으면서 왕위를 찬탈했다. 그것도 부족해서 조카 단종을 교살했다. ‘계유정난’이다.
수양대군은 원래 왕위에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라 그의 주변에는 수많은 무뢰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 무뢰배들이 쿠데타에 성공하면서 ‘정난공신’이 탄생했다. 그 중에 홍윤성이란 자가 있었는데 김종서를 제거하면서 일등공신이 된 자다. 당시 정통 왕위를 지키려는 시대정신에 목숨을 걸었던 군신들은 역적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고 가족들은 모두 공신의 노예가 되었다.
홍윤성은 왕이 된 수양대군과 같이 술을 마시며 농담까지 하는 사이였는데, “삼촌 죽인 자나, 조카 죽인 전하나 다를 게 뭐가 있냐?”는 술자리 농담까지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번에는 15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 침략을 감행하며 일본 천하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히데요시의 아들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부친이 물려준 오사카성(大阪城)을 본진으로 삼아 세습정치를 꿈꾸었다. 오사카성은 바다와 강으로 둘러싸인 데다 2중 깊이의 해자를 갖고 있어 문자 그대로 난공불락의 철옹성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사카성을 점령하기 위한 계략으로 특사를 파견했다. “이제 전쟁을 그만하고 평화롭게 지내자”며 종전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계속된 전쟁에 신물이 난 히데요시가 이를 반갑게 받아들였다.
이에 도쿠가와는 한 술 더 떠 ‘우리가 서로 화친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었으니 2중으로 된 해자도 메워서 백성들에게 전쟁 없는 평화시대가 도래했음을 입증하자’고 제안하자 그 제안까지 받아드리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병력이 총동원되어 해자를 메워주는 공사까지 했다.
그러나 그것은 도쿠가와의 계략이었다. 완공되면서 도쿠가와는 단숨에 오사카성을 함락시켰다. 패망한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모친과 함께 자살을 택했고, 가족들은 모두 처단되었으며, 가문은 멸문지화를 당했다.
후일 화친 조약을 어겼다는 비난이 일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세상에 적장의 말을 대책 없이 무조건 믿는 바보가 어디 있는가. 적장의 말을 대책도 없이 그대로 믿는 바보는 죽거나 멸문을 당해도 싸다.”고 했다.
끝으로 트로이의 목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난공불락의 성을 함락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적이 좋아하는 선물로 유혹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의 경우는 아군의 희생이 따르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후자는 적이 믿기만 하면 스스로 성문을 열게 해 성을 점령할 수 있다.
고대 도시국가 트로이는 그렇게 망했다. 그리스 군이 트로이 성을 함락시킬 수가 없자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평화의 선물인양 커다란 목마(木馬)를 성문 앞에 남겨두고 떠났다. 병사 한 명을 탈영병으로 위장시키는 덫까지 놓았다.
트로이군에 잡힌 병사는 “목마는 신에게 바치는 선물”이라고 거짓 자백을 했다. 그러나 의인이 있어 ‘목마에는 무서운 음모가 담겨있고 목마 안에는 무엇인가 숨겨져 있다’고 외쳤지만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았다. 결국 목마는 성안으로 들어오고 그날 밤 목마 안에 있는 그리스 군들이 성문을 열어 성을 함락시켰다. 방심함으로서 승리의 상징이던 목마가 멸망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전쟁의 불안에 시달리는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선물이 있다면 평화일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에게 그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의 평화는 목마의 개연성이 크다. 미국의 압박에도 핵 폐기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버티면서 시간 벌기만 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애태우게 하고 있다.
세 번이나 중국을 다녀왔다. 그는 자신의 피붙이나 인민들을 무참하게 처단한 자다. 그런 독재자가 자기 인민에게도 주지 않는 평화를 남쪽 사람들에게 줄 리 만무하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외면을 당했다. 김정은 목마에 한·미 동맹과 우리의 안보관이 흔들리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이 중단되고, 주한미군의 위상까지 위태롭다. 심지어는 우리 군의 훈련까지 연기되고, 전방부대가 해체되고 방호벽까지 철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민들은 평화에 들 떠, 북핵에 위험을 느끼지 못하고, 무장해제까지 하면서 백두산. 개마공원 관광을 할 꿈에 부풀어있다.
적이 보장한 평화는 불안하다. 아무리 문서로 서명하고 약속을 했어도 힘이 없으면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역사를 보더라도 수천 건의 평화 협정이 이루어졌지만 2년도 못가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평화는 그것을 지킬 힘을 갖고 있을 에만 보장되는 것이다.
지금 자유 대한민국에 위기의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다. 그런데도 모두 태평이다. 누군가 거짓 평화의 위험을 알리면 “그럼 전쟁을 하자는 거냐?”고 팔을 걷어붙이고 되묻는다.
하기야 국군 통치권자인 대통령마저도 민심에 위반되는 말과 행위로 비판하는 입장이니 무슨 말인들 하겠는가. 이런 판국이니 목마를 경계하는 제사장의 목소리는 미친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부디 목마의 겉모습만 보고 긴장을 풀지 말자. 그리고 앞만 보지 말고, 뒤도 보자.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현혹되지 말고,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살의(殺毅)를 주시하며 경계의 눈초리를 줄여서는 안 된다. 정부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나마 우리가 견지해야 할 것은 안보자세다. 요즘 시내에서는 연일 ‘문재인 대통령 탄핵. 타도’ 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언론매체에 보도가 안 되니 국민들이 모를 수밖에 없다.
어찌된 세상이 되다보니 5.18 폭동에, 세월호 침몰에는 수많은 공신자, 유공자들이 생겨나 특권을 누리며 사회주류가 되다시피 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서 형을 속여 장자 권을 빼앗은 야곱, 조카를 죽이면서까지 정권을 찬탈한 수양대군, 그에 참모 홍윤성과 조선시대 공신들, 계유정난, 트로이 목마 속에 계략이 숨어있다고 외치던 제사장,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속아 패망한 도요토미 히데요리 가 떠오르며 현 정권의 누군가가 연상된다.
문 정부는 지지율의 ‘자만’에서 벗어나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국민의 작은 소리까지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불화산의 대한민국, 언제 터질지 모른다.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겼느니라.” <골로새서 2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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