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허공 ‘확률형 아이템’…규제대상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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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낮지만 수월한 게임 위해 불가피…사행성 조장 논란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04 16:19:28

‘리니지M’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모바일 마켓 매출부문에서 오랜 시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리니지M의 주 매출원인 ‘확률형 아이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는 국정감사(이하·국감)에 출석한다. 국회에선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리니지M을 만든 NC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하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일에 게임물관리위원회 국감 일반증인으로 김 대표를 채택했다. 김 대표는 18일 산하 기관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는 매년 문제로 지적된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현금으로 결제·구매한 뽑기 아이템에서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상위 등급 아이템 등은 얻을 확률이 지나치게 낮아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위 등급 아이템을 얻지 못하면 게임 진행이 불편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확률형 아이템을 결제하야 하는 구조다.

리니지M 내 상위 등급인 ‘영웅’등급 아이템을 뽑기 아이템을 통해 얻을 확률은 약 0.006% 정도다. 해당 아이템이 나오는 뽑기 아이템의 가격은 11개당 1만원 정도다. 따라서 해당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확률적으로 2000만원 정도를 결제해야 하는 셈이다. 아울러 영웅 등급 위에도 ‘전설’, ‘신화’ 등과 같은 상위 등급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등급의 아이템을 얻기 위해선 20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그만큼의 돈을 지불한다고 해서 반드시 아이템이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만약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면 결제한 현금은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몇몇 게이머들은 전설 등급 아이템을 얻기 위해 1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게이머들은 막연히 운에 기대고 큰 돈을 투자해 상위 등급 아이템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NC소프트는 지속적으로 기존 상위 등급 아이템보다 고성능의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게이머들의 결제를 간접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현금결제를 바탕으로 리니지M은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간 리니지M 이용자들이 결제한 금액은 평균 21만50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벌어들인 수익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게임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는 확률형 아이템은 NC소프트 뿐 아니라 넥슨과 넷마블 등 많은 게임사들도 도입했다. 따라서 확률형 아이템에 따른 사행성 논란은 리니지M뿐만 아니라 ‘메이플스토리’, ‘피파온라인’,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유명 게임들에도 존재한다.

이에 국회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적 규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문제와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를 국감에 소환한 것도 규제 도입에 대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확률형 아이템이 너무 지나치면 큰 문제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지난해 국감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확률형 게임에만 빠져 제대로 된 게임은 만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에 반대하는 눈치다. 이미 업계에서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규제는 명분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확률정보를 공개하는 자율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2015년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확률형아이템 확률을 공개토록 하며 포상금과 과태료 규정이 들어간 법안을 발의한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는 꾸준히 강화되고 있으며 업계가 이를 준수하려는 노력을 국회에서 감안했으면 한다”며 “법적인 규제는 상황이 급변하는 게임시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