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이 산 애플 주식…기술경쟁 끝엔 결국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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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진보 빨라지는 4차 산업혁명…기술 차별화 이후 감성의 시대 도래

김장섭 필진페이지 + 입력 2018-10-15 11:06:44

버핏과 머스크가 사탕을 가지고 싸웠습니다. 해자가 어디에 있느냐 가지고 싸운거죠. 해자는 예전에 성에서 적들이 쳐들어 올 수 없도록 깊이 파놓은 연못을 말합니다. 왜 깊은 연못을 파 놓았을까요. 성을 함락 시키려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성벽을 넘어 정복하는 것인데 사다리를 타고 넘어가지 못하도록 넓고 깊게 연못을 파면 그만큼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깊이 더 넓게 팔수록 안전해지죠.

이 해자를 자주 인용하는 사람이 워렌버핏입니다. 사람들은 투자를 할 때 두 가지로 투자를 합니다. 하나는 뇌로 하나는 심장입니다. 뇌는 이성으로 심장은 감성으로 투자한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이성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할까요? 아니면 감성으로 투자하는 것이 안전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감성에 호소를 하면 좀 더 해자가 깊어진다는 것이 워렌버핏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생각해봅시다. 뇌로 투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이성에 호소하는 것이니 가성비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물건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쇼핑의 형태도 시장에서보다 더 싸고 믿을만한 물건을 파는 백화점으로 백화점보다 더 안심하고 살 수 있으면서 가격이 좋은 대형할인으로 그리고 대형할인매장과 똑같은 품질인데 더 싼 물건을 파는 온라인으로 쇼핑의 형태는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대표적인 가성비의 형태를 따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싼 물건을 찾는 것이 바로 이성에 호소하는 투자기법이죠.

그런데 만약 모두 온라인으로 전부 물건을 팔아 더 싼 물건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 가격이 싸지겠죠. 그래서 나오는 것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쇼핑기업들입니다.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에게는 더 저렴한 물건을 팔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들의 쇼핑형태를 기억해서 그들에게 필요하지만 몰랐던 상품을 추천해줍니다. 넷플릭스는 자신이 좋아하지만 몰랐던 신작 영화를 추천해주죠. 스티치 픽스는 자신이 좋아하지만 몰랐던 그리고 요즘 유행인 옷을 추천해줍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바로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죠.

이것을 이용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명품기업들입니다. 그들은 실용적이지도 않은 가방을 무려 몇 천만 원에 팔기도 합니다. 이것을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사면 안 되죠. 그러나 그들은 몇 천만 원짜리 가방도 잘 팔아먹었고 앞으로도 잘 팔아먹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상품에는 뇌가 없고 심장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버핏과 머스크의 싸움은 바로 이 싸움입니다. 머스크가 도발했습니다. 해자는 필요없다고 말이죠. 기술이 더 빠르게 진화하면 그 때부터는 해자는 필요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버핏의 생각은 다릅니다. 기술이 해자를 무너뜨리기는 하지만 조만간 다시 해자는 생겨난다고 합니다. 경쟁자들이 곧바로 그 기술을 따라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를 만듭니다. 전기차는 기존의 엔진으로 가는 자동차 기업들을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테슬라의 주가가 GM, 포드의 주가를 넘어서죠. 그러나 곧바로 테슬라의 전기차를 따라하는 후발 전기차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후발기업들의 전기차와 테슬라의 전기차는 기술로서 더 이상 차별점이 없습니다. 심지어 후발기업은 전기차가 훨씬 가격이 싸며 더 멀리간다면 테슬라의 전기차를 왜 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의 진보가 끝나면 그때부터는 감성의 시대가 된다는 거죠. 기술로서 차별화를 못 시키니 사람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잘 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애플입니다. 애플은 영업이익률이 거의 80%에 달합니다. 애플의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왜 그럴까요? 바로 애플이 휴대폰의 명품이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명품이라는 뜻은 사람들이 애플 휴대폰을 가지고 있으면 부러워하고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존감이 생기며 신제품이 나올 경우 사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결국 해자를 중시하는 워렌버핏은 이런 애플의 명품이미지를 보고 산 것입니다. 이젠 애플이 IT기기가 아니라 생활필수품이 됐다는 얘기보다 더 설득력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국의 기업이 아무리 싸게 만들어도 삼성전자는 따라가도 애플은 따라 갈수가 없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10위권 밖으로 추락해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꽤 높은 순위를 유지하며 영업이익률도 압도적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적인 요소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진보가 끝났을 때입니다. 그 때는 모든 기술을 모두 쓴다면 누가 앞으로 살아남을까요. 결론은 갖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그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면 기업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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