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1심서 징역 15년·벌금 130억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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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다스 소유 사실 인정… ‘화이트리스트’ 김기춘 법정구속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05 17:08:29

▲ 이명박 대통령이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5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착잡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결국 중형을 선고 받았다. 다스(DAS) 소유 의혹도 사실로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5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82억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6일 결심공판보다 형량은 줄었지만, 벌금과 추징금이 크게 늘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받는 17개 혐의 중 7개에 대해 유죄 또는 일부유죄를 선고했다. 주요 혐의인 다스 비자금 조성(특경법상 횡령)과 다스 소송비 삼성전자 대납(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고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시하며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부터 제기돼 온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양형의견에서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장기간 246억원 가량을 횡령한 점이 드러났고, 범행 당시 의원과 시장으로 활동한 점에서도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불신과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은 1억원만 수수해도 10년 이상 징역형 처하게 하는 중한 범죄인데 국가 원수,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뇌물 행위는 집행 공정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또 “피고는 측근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고, 자신은 개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런 점을 모두 종합하면 피고인 책임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의 생중계 허용에 불만을 품고 전날 불출석사유서를 제출,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 이후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다스와 삼성 뇌물 부분에 대해 상당한 반박 물증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데, 재판부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이명박 전 대통령과 상의를 못 해 가늠할 수 없다. 오늘 바로 접견 신청을 해 상의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하는 ‘화이트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의 1심 선고공판도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김 전 실장 등 9명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전 실장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블랙리스트 개입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지 61일 만이다. 반면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은 최초로 자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게 하고, 구체적 단체명과 지원 금액이 적힌 목록을 보고받아 실행했다”고 판시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정무수석으로 취임하며 전경련 자금지원 목록을 인수 인계받은 사실이 인정되며, 필요 시 보수단체를 활용하는 기본적 구조를 인식하고 승인, 지시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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