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지향점과 성숙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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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지향점과 성숙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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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17 00:02:32

“민주주의에 대한 나의 개념은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인도의 독립 운동가이자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그는 1925년 ‘청년 인도’라는 잡지에 영국 통치 하에 있던 인도가 ‘독립된 사회공동체’로 나가기 위해 피해야 할 ‘7대 사회악’을 제시했는데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노동 없는 부(Wealth with work) △양심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인격 없는 교육(Knowledge without character) △도덕성 없는 상거래(Commerce without morality)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희생 없는 신앙(Worship without sacrifice) 등이 그것이다.

간디의 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인도의 독립과 통합을 향한 ‘7대 사회악’ 타파 주장은 ‘자신보다 인도 독립을 위해 살았던 그의 삶’과 맞닿으며, 세계 곳곳에서 한 사회와 국가의 지향점이 어느 곳이어야 하는지 가르쳐 주고 있다.

국가가 인간의 자유로운 삶을 방해하고 권력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인지, 아니면 인간의 자유의지가 구애없이 발현되고 가치관의 다름이 존중되는 사회인지를 간디의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와 ‘7대 사회악’은 판가름 해주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정치인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바뀌어도 늘 용인되는 사회, 삶의 기본인 주택이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사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생(共生)을 외면하는 사회, 종교인의 비도덕성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사회가 아니라고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명문대 입학을 위해 언제든 성적 조작이 가능한 사회, 권력과 권위를 이용한 성폭력이 쉬이 목격되는 사회, 과학기술에 밀린 인간을 기계부품쯤으로 여기는 사회. 이미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왜곡과 ‘7대 사회악’의 임계점을 향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지금 진행되는 국회의 국정감사를 들여다 보면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난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국회의원들의 국감 보도자료들은 제목부터 참담하다.

△교육청 성비위 사건 63건 중 파면‧해임 8건 뿐 △출자회사 부실관리로 공중으로 사라진 국민세금 2조 2,316억 원! △선관위 전·현직 직원, 미루시스템즈 등 관련 업체에 70여억 원 일감 몰아주기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불법금지 시설 신변종업소(유사성행위, 각종 음란 행위 등)가 51.4%(937건)로 가장 많아 △직업은 ‘집주인’, 한 달에 276만원 번다…근로자 평균 월급과 맞먹어 △한전KPS, 화력발전 정비 허위근무로 2백억 원대 부정수급 △대법원 상고 10건 중 8건은 이유도 모른 채 기각돼...

△서울소재 ‘아이돌사관학교’라 불리는 모 고등학교, 술자리 모임에 학생동원 공연시켜” △살인범 10명 중 4명 우발적 범행, 하루 1명 ‘우발적 살인’ △장애인 대상 성범죄 9년 새 4.6배 증가, 처벌은 ‘거꾸로’ △중소기업 100곳 중 14곳, 이자조차 감당 못해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 낙태유도제 비중 늘어 △고가 주택 보유로 종부세 내는 20대(이하),1천명 넘었다 △성과공유제 도입한 대기업, 6.8% 불과 △LH 퇴직자 132명, 경력 부풀려 용역 따내 △성폭력 범죄 하루 평균 83건 발생 △관세청 출신 퇴직 후 유관기관에 줄줄이 재취업 △공개소프트웨어 경쟁력 하락, 개발자수 해외대비 0.05%불과 △“연구원 연구수당 각출해서 상급자에 상납한 연구소장”...

원칙과 노동, 양심과 인격, 인간성과 희생 등의 가치를 찾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 사회를 이렇게 망가뜨렸는지 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다. 개인과 사회, 사회와 국가 모두 나서야 한다.

민주주의의 반대말을 공산주의라 강변하며 권력 유지에 노심초사 하는 이들, 낮에는 공정경쟁 앞줄에 섰다가 밤에는 편법·위법을 모의하는 이들, 약자에 강하고 강자에 약한 이들을 가려낼 수 있는 사회적 성숙도를 갖춰야 한다.

당락보다 원칙을 고집하는 정치, 땀 흘린 부자가 대우받는 풍조, 상생의 가치관이 정착된 터전, 인격형성에 중점을 둔 교육, 양심이 존경받는 사회. 요원할 수 있지만,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지향점은 그곳이어야 한다.

[김진강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산업경제부장·부국장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