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꼼수 존재하는 갱신형 태아실손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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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납입횟수 정해지지 않아 보장 받기 전부터 보험료 선납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18-10-22 16:24:38

아무도 의구심이 든다. 출산 후 자칫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보험가입이 되지 않을까 미리 가입하는 태아실손의료보험(이하·태아실손보험)에 관한 사실이다. 당연히 보험가입을 위해선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니까 어떤 이상한 점도 발견할 수 없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분명히 있다.

필자가 기존에 언급한 내용 중 태아보험은 출산 전 해지를 하게 되면 대부분의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한 적이 있다.

다시 짚어본다면 산모의 뱃속에 있는 태아가 출산 전이라면 태아보험을 가입하였다고 할지라도 보장개시가 되지 않았기에 만약 출산 전 보험해지를 선택하게 되면 산모특약을 제외한 나머지 보장 일체에 관한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태아실손보험에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그럼 여기서 한 번만 짚고 넘어가보자.

임신 도중 태아보험을 가입해 보험료를 미리 납부했다. 그리고 출산 후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면 그 전에 보장받지 않은 임신 기간 중의 납입한 보험료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사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게 있다면 비갱신형 특약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비갱신형의 경우 납입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납입횟수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면 되니까 임신 기간 중 납입한 보험료의 횟수만큼 전체 납입횟수에서 차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갱신형 특약은 전혀 다르게 해석 할 수 있다.

납입횟수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태아실손보험의 경우 1년마다 갱신하고 이 보험계약을 유지할 때까지 납입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 그럼 보장받지 않았던 임신 기간 중의 납입한 태아실손보험에 관한 보험료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냥 보험회사에 기부한 것 밖에는 되질 않는다. 이 부분이 바로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다.

출산 전 보험을 해지하였을 때는 보장을 받지 않았기에 돌려주면서 왜 임신기간 중 납입한 태아실손보험료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는 것일까. 이것은 “모순” 외의 단어로는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보통 태아특약을 22주 이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산모들이 임신 초기에 태아보험을 가입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모순점을 알고 준비를 한다면 태아실손보험은 굳이 미리미리 가입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임신 기간 중 산모 또는 태아에게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보험가입이 힘들어지니까 소비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로 아무 일 없이 산모가 순산을 한다고 하면 보험회사는 소비자를 위해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 결국 리스크 감수를 위한 보험사의 꼼수는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필자는 이 부분에 관해서 정말 금융당국에서 실질적인 검토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 하나 키우는데 들어가는 비용문제는 요즘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다. 아이 보험료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 비용이 크던 작던 이제 막 가정을 꾸려나가는 새내기 부부들에게는 단 몇 푼이라도 아쉽기 마련이다. 그런데 교묘한 꼼수 속에 새어나가는 비용이 발생한다면 이는 정말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다. 소비자 한 명, 한 명만 놓고 보았을 때는 태아실손보험료의 보험료는 월 2만 4000원 내외이다. 그런데 보험회사 입장에서 적게는 수 천 명 많게는 수십 만 명의 보험료를 걷어 들이기 때문에 이 액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지게 된다.

임신 기간 중 선납한 태아실손보험료 횟수가 가입자당 평균 6회라고 가정을 한다면 1인당 보험회사에 보장 받지도 못하고 그냥 납입한 보험료는 약 15만원 가량이라고 계산해 볼 수 있다. 10만명의 경우 약 15억원 이라는 상당한 금액이 나온다.

단순히 지나치기에는 우스운 금액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매번 실손보험 때문에 손해를 본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보험회사라지만 임신기간 중 납입한 태아실손보험료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덕용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