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방 부동산을 위한 대책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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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2 04:00:13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1년이 넘도록 부동산과 전투를 벌인 결과가 나타나는가 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8월 휴가철이 끝난 후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돼 재건축 아파트 값도 0.08% 상승에 그쳤다.

또한 수도권 아파트 값 역시 상승폭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감정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0.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연이은 정부의 대책에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이제 ‘일단 사자’라는 분위기에서 ‘지켜보자’라는 쪽으로 돌아선 분위이다.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으면서 거래 시장은 한산해졌다. 때문에 부동산 관련 업자들 사이에선 어느 지역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이란 것은 집값의 상승을 막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또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 집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해서 잘한 정책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물론 빨리 뜨거워지는 물건일수록 빨리 식는 법이다. 급격한 상승은 오히려 급격한 추락을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집값을 떨어뜨리는 것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사실 부동산 시장은 규제를 통한 정부의 개입보다 수요와 공급의 자유시장 논리에 맞춰 놓는 게 가장 좋다.

한 예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시되면서 울산과 부산, 경남, 충북 지역은 급격한 하락곡선으로 접어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9월 전국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8월 HBSI 실적치가 73.0이었던 울산은 9월 들어 36.0을 나타냈다. 한 달 사이에 37포인트 떨어졌다.

이를 반영하듯 울산의 아파트 가격은 올 한해 -8.51% 기록하며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지난해까지 지방 시장을 견인했던 부산 역시 올 한해 3.31%나 하락했다. 충북 지역 역시 아파트 가격이 전년에 비해 3.92%나 하락했다.

때문에 서울의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나선 정책이 서울이 아닌 지방의 부동산만 잡았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정책을 들고 나온 이후 매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탈지방화로 인한 인구의 감소와 지방 경제의 몰락으로 인한 탓이라고 회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 정책이 지방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묵인할 순 없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는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물론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긴 했지만 급성장은 완화된 분위기다. 그렇다면 이제는 서울이 아닌 지방의 부동산을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지난 1년의 부동산 대책은 지방에 미분양을 양산하게 만들었으며 춘천이나 속초와 같은 지역은 전과 달리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기까지 했다. 더욱이 광주와 같은 경우는 지난해 0.80% 상승했던 것이 올해는 3.55%나 치솟았다.

이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실시하자 투자자들이 비 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린 셈이다. 지방 주요 지역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집값은 껑충 뛰고 말았다. 최근 이 같은 지역의 상승곡선도 이달 들어 완화되긴 했지만, 집값이 상승하면서 지방의 실수요자들은 그만큼 비용의 부담을 떠 앉게 되었다.

지방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대개 실수요자들이다. 투기가 아닌 진정 내 집이 필요한 사람들인 셈이다.

서울의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는 이제 서울이 아닌 지방의 시민들을 위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다만 그 정책들은 지난 1년간 사용했던 일방적인 규제가 아닌 지역 실정에 맞는 부동산 정책이어야 한다. 지방은 서울과 달리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하락곡선을 그리는데다 미분양이란 부담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서울 집값 잡겠다고 전국 집값 다 죽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 것처럼, 이젠 불안한 지방의 부동산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했으면 한다.

또한 필요하다면 지방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지방 부동산은 지역 경기와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방의 부동산 정책은 단기적인 집값 잡기 정책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고려한 장기적인 총괄 정책이길 기대해본다.

[이철규 기자 / 행동이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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