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삼성·애플 ‘고의적 폰 성능저하’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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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65억원·애플 130억원 부과…“SW 업데이트 지속적 권고, 문제점 알리지 않아”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5 12:25:05

▲삼성과 애플에 각각 500만 유로와 1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발표한 이탈리아의 공정거래위원회(AGCM) [사진=AGCM 홈페이지]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24일(현지시간) 보도 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와 애플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휴대폰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성능 저하를 유발했다는 이유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AGCM은 삼성과 애플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해 삼성에는 500만 유로(약 64억 8천만 원)를, 애플에는 1000만 유로(약 129억 7천만 원)의 거액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두 회사가 끼친 피해 규모가 크고 매우 심각하다는 이유로 규정상 내릴 수 있는 최대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이다.

AGCM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삼성과 애플이 ‘불공정한 상업적 관행을 저지른 것은 소비자법 20, 21, 22, 24조를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두 회사가 휴대폰 업데이트를 통해 ‘폰의 기능에 심각한 장애를 야기했고 성능을 상당히 저하시켰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과 애플이 폰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다운로드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에 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즉 기기에서 적절히 지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하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정보가 제공되거나 기기의 성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AGCM은 구체적으로 삼성이 2016년 5월 이후 ‘노트 4’를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새 기기 ‘노트 7’을 위해 만들어진 새로운 안드로이드 버전에 기반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계속 권고했으며, 그 과정에서 ‘새 소프트웨어가 야기할 수 있는 심각한 오류에 대해 설명이 없었고’ 또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보증기간이 지난 제품에 대한 고가의 수리비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애플 역시 2016년 9월 ‘아이폰 6’를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아이폰 7’에 최적화된 iOS 10이라는 새로운 운영시스템을 설치하도록 지속적으로 권고했는데, 이 시스템이 ‘에너지 소모가 더 많고 가끔 폰이 꺼질 수 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에 관해서는 소비자들에게 안내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AGCM은 또한 애플이 소비자법 22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2017년 12월까지 소비자들에게 ‘리튬 배터리의 중요한 특성, 즉 평균수명, 성능저하 요인 등에 관한 정보’와 ‘기기가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하기 위해 배터리를 올바르게 관리‧확인‧교체하는 방법’을 적절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AGCM은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 리포트와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삼성과 애플의 ‘불공정한 상업 관행’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 제기된 삼성과 애플의 고의성이 의심되는 휴대폰 기능저하 문제에 대해 두 회사의 대응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나라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된다.

[박선옥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