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오바마 등 反트럼프 인사에 ‘폭탄소포’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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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이어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까지…트럼프 “비열한 범행” 비난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7 01:30:24

▲24일(현지시간) CNN 뉴욕지국이 있는 타임 워너 빌딩에 폭탄소포가 배달된 것이 발견돼 비상벨이 울리자 사람들이 건물을 빠져나와 대피하고 있다. [사진=CNN 화면 캡처]

잇따른 폭탄소포 사건으로 미국 정치권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은 3건의 폭탄소포를 발견했는데, 이 중 두 개는 델라웨어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앞으로 배달되는 것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뉴욕에 있는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사무실로 보내는 것이었다. 이로써 폭탄소포는 지금까지 10개로 늘어났다.

24일(현지시간)에는 미국 CNN 방송이 폭발물 관련 뉴스를 보도하던 중 비상벨이 울려 앵커들이 황급히 거리로 대피하여 보도하는 모습이 생방송되기도 했다. CNN 뉴욕지국이 있는 타임 워너 빌딩에 폭탄소포가 배달되면서 긴급대피 비상벨이 울린 탓이다.

CNN을 포함, 폭탄소포의 수취인은 모두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 왔고, 또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모욕과 조롱을 당했던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주로 민주당 인사들이 타깃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월터 민주당 하원의원, 슐츠 민주당 하원의원 등이 포함됐다. 또 민주당에 거액을 후원한 억만장자 소로스도 포함됐다.

아울러 소포의 반송 수취인이 민주당 하원의원 데비 와서만 슐츠(Debbie Wasserman Schultz)라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25일자(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폭탄소포 두 개의 반송주소가 슐츠 의원 앞으로 돼 있었고, 그 중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에게 보내는 소포가 수취인 주소불명으로 반송인인 슐츠 의원에게 보내졌다.

폭탄소포의 타깃이 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반(反)트럼프 진영이라는 점이 다음달 6일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계에서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이 사건을 “비열한 범행”이라고 비난함으로써 자신이 이 사건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폭탄소포의 연관성을 일축하면서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BC 뉴스는 X-레이로 투시된 소포에는 PVC 파이프와 디지털 시계, 유황, 유리 파편 등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폭탄이 실제로 폭발하도록 제조된 것인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 폭발된 경우는 없었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용의자나 범행동기에 관해 밝혀진 바가 없는 가운데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 정치권은 새로운 긴장감에 휩싸이면서 이번 폭탄소포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박선옥 기자 sobah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